보나리플 마을에는 불만을 모으는 할아버지 코넬리우스가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소소한 불만이 생길 때마다 종이에 불만의 내용을 적어 할아버지에게 왔다. 쪽지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오토가 내 새 구두를 밟아버렸어요.” “미니 아주머니네 염소가 제 탐스러운 꽃을 먹어치웠어요.”
보나리플 마을에는 불만이 있는 사람이 없었다. 불만이 생겨나는 대로 모두들 할아버지에게 넘겨버렸으니까. 짜증, 불평, 말다툼, 분노 등을 모두 받아낸 할아버지의 집안은 쪽지로 채워져 갔다.
마침 마을에 거센 바람이 불어 집안을 가득 메웠던 불만 쪽지들이 곳곳으로 흩어졌다. 마을 사람들은 이 대형 참사 앞에 모여 쪽지를 하나 둘 읽어 내려갔다. 불만을 넘겨버려도 평안해지지 않던 마음에 변화가 찾아왔다. “미안해” “괜찮아 난 벌써 다 잊었어” “난 겨우 이거 가지고 화를 냈었던 거야?”
시간이 조금 흐르면 잊어버릴 법한, 별 것 아닌 일로 마음에 불만이 쌓여간다. 꽃은 다시 자랄 것이고 구두를 닦으면 새 것과 같아질 것이다. 쪽지 더미로 둘러싸였던 코넬리우스 할아버지의 집은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 작가는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어린아이와 노인, 흑인과 백인, 동물과 자연 등이 어우러진 개성 있는 삽화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선희 옮김.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책과 길] 서로간에 쌓인 사소한 불만을 이해하는 방법
입력 2014-07-25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