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사랑'은 막걸리와 소주병, 스쿠알렌 빈병으로 물화되어 끝이 났다. 이단(異端)의 특징이 성경 외에 자기들의 경전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더 우월하게 여기고 있다는데 구원파가 그러했다.
22일 유병언의 주검이 있던 전남 순천의 한 매실 밭은 미처 수거되지 못한 몇 올의 머리카락과 잡초만이 무성한 기괴스러운 현장이었다.
성육신(Incarnation)은 고사하고 자서전 제목 '꿈같은 사랑'도 이루지 못한 허망한 주검…. 1000만원대에 이른다는 명품 점퍼 로로피아나 등의 브랜드가 '세월호' 어린 양을 제물 삼아 물화되어 땡볕에 육신의 껍데기로 남았다.
이단의 '단'은 끝이다. 따라서 이단이란 끝이 다르다는 얘기다. 나무와 뿌리, 가지, 줄기, 잎사귀가 정통 기독교 같아 보이는데 맺는 열매가 진리가 아닌 것이다. 교주를 신격화해 자칭 재림예수, 감람나무, 메시아라고 현혹할 뿐이다.
유씨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농부 박모(77)씨는 이날 "허름한 행색으로 봐서 노숙인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추앙하던 절대자 형색이 아니라 노숙인으로 보였을 뿐이다. '썩을 승리자의 관'(고전 9:25)을 얻고자 했던 그는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그가 행한 대로 보응'(롬 2:6)하신 결과를 받아 그렇게 '심판'됐다.
사실 우리는 하나님 뜻이 어디까지 미칠지 알지 못한다. 인간의 생각으로 다룰 수 없는 당신의 공의가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두려운 마음으로 지켜볼 뿐이다. 다만, 말씀에 근거해서 볼 때 악인을 음부에서 잠잠케 하시는 하나님이란 분명한 사실이다.
23일 진도 팽목항. 그 억울한 죽음의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한 목사가 전화로 이렇게 말했다. 미가서 구절을 들었다.
"우두머리들은 뇌물을 위하여 재판하고, 제사장은 삯을 위하여 교훈하고, 그들의 선지자는 돈을 위하여 점을 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여호와가 자신들 중에 있다고 하죠. 무서운 게 없겠죠. 가짜 선지자가 거짓 진리로 세상을 뒤흔든 겁니다. 그 혼자 한 일이겠어요? 우두머리와 제사장들이 배후에 있었고 그들은 아직도 건재합니다. 하나님이 그들을 징벌하실 겁니다. 정의의 하나님이시거든요."
바알신은 오늘도 아합왕을 내세워 우리 안의 맘모니즘을 부추긴다. 이단의 처음은 달콤하다. 죄의 끝은 사망이다.
전정희 종교기획부 선임기자
[현장기자-전정희] 유병언의 허망한 주검과 구원파
입력 2014-07-24 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