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측근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던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홀로 변사한 채 발견되자 그의 사망경위를 두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수배 중인 유씨의 운전기사 양회정(56)씨를 사망경위를 밝힐 ‘키(key)맨’으로 보고 추적 중이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지난 15일 유씨 도피를 도운 혐의로 양씨와 일명 ‘김엄마’로 불리는 김명숙(59·여)씨를 공개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양씨는 4월 24일부터 5월 17일까지 20여일 동안 유씨의 수발을 들었다. 유씨를 위해 은신처를 마련하고, 검·경 추적팀의 수사 동향 등을 알려주는 등 각종 심부름을 도맡았다고 한다. 유씨가 도피를 시작한 날이 4월 23일인 점을 감안하면 도피 초기부터 검·경이 전남 순천 송치재 별장을 급습한 5월 25일 직전까지 양씨는 유씨와 함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씨는 5월 25일 검·경의 급습 작전 직전 별장을 빠져나갔고, 6월 12일 근처 매실밭에서 부패한 변사체로 발견됐다. 때문에 유씨가 별장을 빠져나갈 당시 동행이 있었는지, 당시 유씨의 상태는 어땠는지 등 구체적인 상황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양씨가 지목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22일 “사망경위를 밝히기 위해서는 양씨가 판단한 당시 유씨 상태에 대한 진술이 필요하다”며 “신속히 자수를 해주길 바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29일 전북 전주의 한 장례식장에 유씨 도주 차량을 세워두고 도주했던 양씨는 당시 전주에서 공중전화를 이용해 김엄마에게 유씨의 상황을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씨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의 도움을 받아 은둔 생활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유병언 시신 확인] ‘키맨’ 유병언 운전기사 찾아라
입력 2014-07-23 0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