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대대적인 순환출자 구조 단순화 작업에 들어갔다.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오는 25일부터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회사 간 신규 순환출자가 금지된다. 기존 순환출자는 위법이 아니지만 그룹 지배구조를 단순하게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역사·롯데닷컴·롯데푸드·롯데리아·한국후지필름이 롯데건설 지분 4.0%(875억원)를 호텔롯데에 넘겼다고 22일 공시했다. 롯데케미칼은 대홍기획과 롯데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롯데알미늄 지분 5.1%(328억원)를 사들였다. 롯데상사는 롯데리아 지분 0.9%(72억원)를 롯데칠성음료에, 롯데칠성음료·롯데제과·롯데푸드·대홍기획·롯데정보통신·롯데건설은 롯데상사 지분 12.7%(430억원)를 롯데쇼핑에 매각했다. 바이더웨이는 호텔롯데 지분 0.6%(431억원)를 부산롯데호텔에, 롯데카드는 롯데칠성음료 지분 1.5%(371억원)를 롯데제과에 팔았다.
롯데그룹 측은 얽히고설킨 지분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는 대기업 집단 중 가장 순환출자 구조가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알미늄→롯데제과’로 이어지는 핵심 순환출자 구조를 포함해 51개에 이르는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롯데그룹 측은 “이번에 주식을 사들인 회사는 기존에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대주주”라며 “계열사 간 보유 지분 거래는 매각사의 자금조달 목적, 매입사의 투자 목적과 함께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통한 지분구조 단순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형인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의 계열분리 상황에 대비해 지분을 정리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경영권을 위한 지분 경쟁 등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롯데, 순환출자 구조 단순화 작업 돌입
입력 2014-07-23 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