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었다 폈다 떨어뜨려도 멀쩡… ‘플라스틱 디스플레이’ 뜬다

입력 2014-07-23 02:41
플라스틱 소재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고 자유자재로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어 웨어러블 기기가 상용화되면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가 스마트 기기의 차세대 핵심 경쟁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전자업체들이 웨어러블 기기를 시장에 잇따라 내놓으면서 최첨단 기술인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유리 디스플레이와 달리 플라스틱 재질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고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다. 머지않아 종이처럼 접거나 말아서 사용하는 화면이 상용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 LCD(액정표시장치) 패널로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어렵지만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로는 가능하다.

이에 따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의 주도권을 초반에 잡기 위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세계적으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두 회사뿐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서블 OLED 패널을 생산하는 충남 아산 신공장에 추가로 설치할 장비 발주를 최근 마친 상태다. 현재 월 8000장을 생산할 수 있는 5.5세대(1300×1500㎜) 플렉서블 OLED 라인을 가동 중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증설 라인이 가동되면 6세대(1500×1850㎜) 패널을 월 1만5000장 추가 생산할 수 있다. 이 공장에는 3조∼5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공개한 스마트워치 ‘기어핏’에 1.84인치 플렉서블 OLED 패널을 적용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내년에 출시할 ‘갤럭시S6’나 ‘갤럭시노트5’부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본격 적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중소형 플렉서블 OLED 패널을 생산하는 경기도 파주 공장에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기존 월 1만장의 패널을 생산해 오던 것을 1만8000장 수준으로 늘리려는 것이다. LG전자는 앞서 출시한 휘는 화면 스마트폰 ‘G플렉스’의 후속 모델인 ‘G플렉스2’를 준비하고 있다. 애플이 올가을 출시할 스마트워치 ‘아이워치’에도 LG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패널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이 2020년까지 매년 15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생산라인을 늘리는 것은 선행 투자의 의미도 있겠지만 곧 생산에 들어갈 제품이 있다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면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은 현재로서는 막 시작하는 단계지만 앞으로 웨어러블 기기 수요와 함께 점차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