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위험땐 자동 정지 車 늘어난다… 2016년부터 안전도 평가 반영

입력 2014-07-23 02:33
차량이나 보행자와 충돌 직전 스스로 멈추는 첨단 자동차 기술의 보급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교통안전공단은 자동차의 자동비상제동장치(AEBS)를 2016년부터 자동차 안전도 평가에 반영한다고 22일 밝혔다.

AEBS는 충돌 위험이 닥쳤는데도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을 때 자동차가 알아서 속도를 줄이고 차를 멈추도록 한다. 국산차 가운데는 지난해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에만 이 기능이 있다.

제네시스의 AEBS는 레이더와 카메라를 통해 앞 차량을 주시하다 충돌 위험이 높아질 경우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낸다.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고 상황이 더 급박해지면 차는 스스로 속도를 줄인다. 시속 80㎞ 이하로 주행할 때는 급격히 속도를 줄이고 시속 80㎞ 이상에서는 천천히 속도를 줄인다.

수입차 가운데는 메르세데스-벤츠와 볼보가 이미 이 기능을 채택했다. 벤츠의 경우 앞 차뿐 아니라 보행자에 대해서도 충돌 위험을 낮추고 교차로에서도 기능을 발휘한다. 단 속도가 72㎞ 미만 구간에서만 작동된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시속 50㎞ 이하 주행구간에서는 보행자와 충돌을 피할 수 있고, 시속 50∼72㎞에서는 사고 정도를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벤츠 S클래스 등 주로 고급 모델에 이 기능이 있다.

교통안전공단은 이런 장치를 장착한 차에 대해 안전도 평가에서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공단은 “AEBS는 졸음운전, 전방주시 태만 등 운전자 부주의에 의한 교통사고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라면서 “평가에 이를 반영하면 자동차 제작사의 기술개발 및 보급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AEBS 본격 도입 시 사망자 수는 20%, 중상자 수는 30%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부터 차량 감지 AEBS에 대한 안전도 평가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위험 상황에서 운전대를 자동으로 조작해 차가 없는 옆 차로로 주행 방향을 바꾸는 기술, 자동차가 도로표지판과 교통신호를 인지해 안전운행을 유도하는 기술 등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