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들이 직원들에게 여름휴가를 가라고 적극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들은 3일만 휴가를 가거나 현장방문으로 대체하는 등 솔선수범하지 않고 있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세월호 참사 수습 등 산적한 현안에 치이고 있는 일선 공무원들은 매년 있는 ‘립 서비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아직 휴가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22일 “아마 이번 주말 전국경제인연합회 하계포럼 강연차 강원도 평창에 가는 것으로 휴가를 대체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나머지 장관들도 대부분 휴가를 3일만 잡았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다음 달 4∼6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6∼8일로 정했다.
그러면서 이들 장관은 직원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권한다. 노 위원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업무에 차질 없는 범위 내에서 적극적으로 휴가를 가라”고 지시했다. 서 장관도 21일 간부회의에서 “직원들이 휴가를 충분히 가서 내수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제부처 수장들의 여름휴가 독려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공무원들은 적다. 경제부처 한 간부는 “장관이 3일 가는데 국장이 1주일 갈 수 있겠느냐”며 “장관부터 솔선수범해야 자유롭게 휴가를 갈 수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여름휴가 대신 이달 31일부터 이틀 동안 원전현장을 찾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행보는 ‘민폐’라는 지적이다. 한 직원은 “현장 방문에 동원되는 직원과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들에게 그 기간은 휴가금지 기간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세종=이성규 기자zhibago@kmib.co.kr
[관가 뒷談] 말로만 휴가 독려하는 장관 야속해
입력 2014-07-23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