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이전 새 천년을 연다] 종가음식 요리서·동학유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입력 2014-07-25 02:13
경북도가 우리 전통문화의 가치와 우수성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종가음식 요리서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상주 은척면에 자리 잡은 동학교당(위)과 종가음식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아래).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종가음식 요리서와 '동학(東學)'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본격 나섰다. 도는 지역 종가문화 명품화 프로젝트의 하나로 종가음식 요리서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기로 하고 지난 2일 학술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세계기록유산 등재 대상은 음식디미방, 수운잡방, 온주법, 시의전서 등 4종의 음식조리서이다. 음식디미방은 석계 이시명의 부인인 안동 장씨(여성군자 장계향)가 쓴 340여년 된 국내 최초의 한글 조리서다. 조선 중기와 말기 경상도 지방의 가정에서 실제 만든 면병류, 어육류, 주류, 초류 등 146가지의 손님 접대용 요리비법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수운잡방은 안동 광산 김씨 예안파 문중에서 내려오는 450여년 된 현존 최고의 요리서다. 온주법은 안동 의성 김씨 종가에서 내려오는 44종류의 술 제조 기법을 기록한 책이다.

음식디미방보다 100여년 전 발간됐으며 조선시대 양반가의 음식 문화를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시의전서는 1800년대 말의 문헌으로 상주 지방 양반집안의 조리책을 필사한 책이다.

도는 학술용역 결과를 비롯한 연구 성과를 근거로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준비해 내년 하반기 문화재청에 신청할 계획이다.

도는 요리서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면 우리 전통문화의 가치와 우수성을 국내외에 홍보하고 웰빙음식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한식의 세계화 및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동학(東學) 역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날이 멀지 않았다. 동학의 발상지인 경북도는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아 상주 ‘동학교당’ 국가지정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도는 올해 안으로 국가지정 기록물로 지정된 동학의 인문·관광학적 자료들을 중심으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뒤 내년쯤 문화재청에 세계기록유산 공모신청을 할 계획이다.

경북 상주시 은척면에 위치한 ‘동학교당’에는 동학대전, 동학경전 발간물과 목판 등 289종 1425점의 유물이 보관 중이다. 이들 자료는 지난해 말 안전행정부 국가기록원이 ‘국가지정 기록물 제9호’로 지정했다.

1860년 경주에서 수운 최제우(1824∼1864) 선생이 창시한 동학은 인간평등과 사회개혁을 주장해 민중의 호응을 얻었다. 1864년에는 상주 예천 문경 등 도내 북부권의 5개 포(包·단위조직)를 중심으로 무장 봉기활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경북은 동학의 발상지임에도 그동안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다.

동학교당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주에만 남아 있다. 상주 동학교당은 교단의 남접주(南接主) 김주희(1860∼1944) 선생이 1915년 본거지로 삼은 곳이다.

도는 동학마을 축제, 동학 전문가 초청 학술세미나, 동학예술제를 열고 동학발상지 성역화와 국립동학박물관 건립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2016년까지 100억원을 들여 경주에 최제우 선생의 생가를 복원하고 기념관과 수련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김남일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인간 존엄사상과 농민의 열망이 담긴 동학 기록 유물이 세계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구=김재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