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이 내년 7월 안동과 예천으로 이전한다.
2015년 경북도는 마침내 400년 도읍지를 옮기는 대역사(大役事)를 이룬다. 1910년부터 줄곧 대구에 있던 청사(廳舍)를 경북으로 옮겨 첫 살림을 시작한다. 1981년 대구가 광역시로 분리된 이후 무려 34년 만이다.
1896년 8월 전국 13도제가 실시되면서 경상북도가 대구에 관찰사를 두고 41개 군을 관할한 것을 시점으로 보면 도청 이전은 무려 119년 만이다. ‘남의 집’ 더부살이라는 해묵은 ‘숙제’를 마침내 해결함에 따라 ‘웅도(雄道) 경북’의 새 시대를 열게 된다는 점에서 도민들의 기대는 크다.
내년에 안동 풍천과 예천 호명으로의 이전은 무엇보다 경북도청이 이제야 제자리를 찾게 됐다는 데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지방자치시대에 맞게 행정 관할구역과 도청소재지가 일치하게 되는 것이다. 지방자치제 이념과 논리에 견주어 볼 때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이는 관할구역과 사무소의 불일치에 따른 시간과 물질, 정신적인 낭비를 해소함으로써 도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행정 서비스 공급자인 지자체 소속 공무원들이 수요자인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이들이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주민 만족과 행정 효율을 훨씬 높일 수 있다.
그동안 도청 이전은 1981년 7월 대구의 광역시 승격으로 필요성이 제기된 뒤 각종 선거 때마다 이슈로 등장했으나 의회에서의 합의 실패와 지역 간 갈등으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
경북도청이 대구에 위치해 있음에 따라 도민들은 경상비 지출, 지방세 납부, 도청방문 경비 등 연간 수천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 왔다.
이 때문에 도청 이전에 대한 도민들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270만 도민들은
새로운 도읍지에서 경북의 영광을 재현
하겠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경북도는 새로운 청사가
들어설 안동과 예천에
신도시를 조성해‘경
북의 새로운천년
을 연다’는 원
대한 꿈을 그
리고 있다.
도청 이전
을 계기로 700년 전통과 역사를 발판 삼아 향후 1000년을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우선 시급한 게 정주여건 마련이다.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신도시를 안착시켜야 한다. 수준 높은 교육과 문화 인프라 구축도 관건이며 경제 활성화를 통한 균형발전 역시 핵심과제다.
경북의 정체성 확립은 천년 도약의 ‘혼(魂)’을 불어 넣는 일이다. 경북도는 도청 이전을 앞두고 경북의 정신적 에너지를 ‘한국 정신의 창(窓)’으로 정하고 도민을 ‘길을 여는 사람들’이라 명명(命名)했다. 혼을 어떻게 제대로 불어 넣느냐가 풀어야 할 과제다.
도청 이전은 단순히 도청 소재지를 옮기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미래 경북 천년의 새로운 도읍지를 세우고 낙후된 북부권역을 살릴 새로운 성장거점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고 야심차게 준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경북도청 이전 새 천년을 연다] 2015년 7월 안동·예천에 새 청사… ‘雄道경북’ 부푼꿈
입력 2014-07-25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