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후보의 남편 재산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로 볼 때 일각에서 제기된 재산 축소 및 미신고, 탈세 의혹 등은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남편 남모(48)씨가 경매를 통한 부동산 투기로 재산을 증식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 국민정서에는 부적절한 행위로 비칠 가능성이 높다. ‘정의의 아이콘’을 기대한 새정치연합 당 지도부뿐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재산 축소 및 미신고 있었나=논란은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제기한 남씨의 재산 축소신고 의혹에서 출발했다. 남씨가 대표인 법인 2곳이 소유한 상가와 오피스텔이 9개(시가 30억원 이상)인데, 권 후보가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씨가 지분 40%를 가진 스마트에듀 법인은 청주에 상가 7개, 남씨가 지분 100%를 가진 케이이비앤파트너스 법인은 경기도 동탄에 오피스텔 2개를 보유 중이다.
대신 권 후보는 남씨 개인이 소유한 부동산 5개는 선관위에 신고했다. 또 남씨가 보유한 해당 법인의 비상장 주식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액면가로 신고했다. 권 후보는 자신과 남편의 총재산이 총 5억8000만원이라고 선관위에 신고했다.
논란의 소지는 있으나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법인이 소유한 부동산 지분은 선거법상 신고의무가 없다.
동탄 오피스텔의 경우 혼선이 있을 수 있다. 공직자윤리법 4조 1항에는 ‘소유 명의와 관계없이 사실상 소유하는 재산’도 등록하도록 돼 있다. 남씨가 법인의 유일 주주이기 때문에 사실상 개인 소유가 아니냐는 논리다. 그러나 안전행정부 윤리담당관실 관계자는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조항은 차명계좌나 상속이 완료되지 않은 재산 등도 광범위하게 신고하라는 의미”라며 “등기부등본상 법인이 소유한 부동산이라면 신고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탈세 의혹=남씨는 2009∼2012년 4년간 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2013년에서야 239만원을 냈다. 남씨가 2010년부터 스마트에듀의 대표로 재직하고 있는데 소득이 없다는 것은 이상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과 권 후보 측은 “법인 2곳이 모두 적자였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스마트에듀는 지난해 연말에서야 흑자로 전환됐고, 법인세 780만원을 납부했다. 케이이비앤파트너스는 지난해까지도 200여만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등 자본잠식상태라는 주장이다.
◇남씨는 재산가인가…부동산 투기 논란은 여전히 의문=남씨는 인테리어업체 사장, 변호사 사무장, 법무사 등과 함께 2010년 스마트에듀를 설립한 뒤 상가 7개를 경매를 통해 낙찰 받았다. 상가 7개에 설정된 채권은 약 22억원이었는데 12억원은 법인 명의로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았고, 나머지 10억원은 지인들에게 투자를 받았다. 현재는 상가 7개에 근저당 채무 16억원이 설정돼 있다는 설명이다. 케이이비앤파트너스가 소유한 오피스텔 2개는 합쳐서 시가로 약 4억5000만원이지만 약 3억원이 빚이다.
재산 신고과정이나 세금 납부에 문제가 없더라도 남씨의 사업 방식에는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남씨는 개인 및 법인 소유 형태로 상가와 오피스텔을 15개나 가지고 있다. 물론 상가 7개는 스마트에듀를 통해 40%지분만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경매를 통해 저가에 부동산을 낙찰 받고, 은행 대출과 임대 수익으로 부동산 소유를 들려가는 방식은 전문적인 부동산 투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케이이비앤파트너스의 주소가 버스 차고지로 쓰이는 공터라는 점에서 ‘유령회사’라는 의혹도 나온다. 새누리당이 ‘부동산 투기꾼’이라고 몰아붙이는 배경이다. 정의당과 통합진보당 등 다른 야당에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정상적으로 법원의 경매를 통해서 낙찰을 받은 부동산”이라며 “과거 고위 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문제가 된 내부정보 및 개발정보 활용이나 위장전입 등을 이용한 부동산 투기와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재산 의혹 중심’ 권은희, 무엇이 문제인가… 법적 문제 없다지만 경매로 부동산 불려 석연찮아
입력 2014-07-22 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