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왔다. 블루투스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 등을 기반으로 TV, 오디오, 냉장고 등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도 현실화되고 있다. 실내 환경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조명 시장에도 스마트 바람이 거세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설치도 조작도 간편=LG전자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출시한 ‘LG 스마트 전구’는 기존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가진 에너지 효율성 외에도 저렴한 가격과 편리성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끈다. 스마트 전구의 개당 가격은 3만5000원. 그러나 스마트 전구는 수명이 10년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싸지 않은 금액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LG 스마트 조명’ 애플리케이션만 설치하면 사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버전 4.3 이상, iOS 버전 6.0 이상의 운영체제(OS)와 블루투스 4.0이 탑재된 스마트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조명 밝기는 0∼100%까지 조절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 전구는 기존 백열전구와 밝기는 같으면서 80% 이상 에너지를 절감하도록 설계됐다”면서 “내구성과 효율을 크게 높이면서도 가격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일주일동안 LG 스마트 조명으로 생활해봤다. 기존 60W 백열전구와 같은 소켓이 적용된 조명에 스마트 전구를 돌려 끼우기만 하면 됐다. 다만 기존에 설치돼 있는 조명 스위치를 켜놓아야만 앱으로 제어할 수 있고, 설정해 놓은 대로 스마트 전구가 작동한다는 점이다. 가족들이 무심코 끄지 못하도록 스마트 조명 스위치에 표시를 해 두었다.
◇조명으로 기상, 취침, 독서, 영화 감상 등 생활 환경 관리=오전 5시30분, 주변이 밝아지는 느낌이 들어 눈이 스르르 떠졌다. 스마트 전구에 기상 시간을 5시30분으로 맞추고 20분 전부터 조명이 서서히 밝아지는 ‘페이드 인’ 기능을 설정해놨기 때문이다. 깜짝 놀라 일어나도록 시끄럽게 설정해둔 알람시계나 스마트폰 모닝콜 소리에 벌떡 일어나던 때와는 기분이 달랐다. 스마트 조명은 어두웠던 침실에 동이 터오는 것 같은 효과를 줬다.
잠들 때는 몇 분 후에 불이 꺼지게 할지 설정해두면 된다. ‘페이드 아웃’ 시간을 10분으로 설정해두면 점점 어두워지다 10분 후엔 완전 소등된다. 불을 켜놓고 잠들었다가 불을 끄기 위해 일어난 경험이 있다면 편리하게 느낄 것이다. 물론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앱으로 불을 끌 수도 있다. 어둠을 무서워하는 어린 자녀가 있다면 더욱 유용할 것 같다. 아이들이 잠든 후에 불이 꺼지도록 시간을 설정해두면 되기 때문이다.
‘모션 감지 모드’를 설정해 놓으면 잠자다 잠시 일어나야 할 때 굳이 앱을 실행시켜 조명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을 흔드는 동작만으로 조명이 켜지고 다시 흔들면 꺼지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독서 모드’ ‘영화 모드’ 등을 이용해 다양한 상황에 맞는 밝기로 조명을 설정해놓을 수 있다.
◇장기간 외출 시에는 ON·OFF 시간 설정…‘전화 모드’로 부재 중 전화 걱정 없어=스마트 조명이 가장 빛을 발하는 때는 휴가 때처럼 장기간 집을 비우는 경우다. 혹시 빈집을 노린 도둑이 들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만 불을 켜놓고 떠나기엔 전기세가 두렵다. 하지만 스마트 전구에 ‘장기외출 모드’를 설정하면 집에 사람이 없어도 원하는 시간에 조명이 켜지고 꺼진다. 오래 집을 비울 때가 아니더라도 원하는 장소, 원하는 시간에 조명이 작동하도록 할 수 있다. 컴컴한 집으로 혼자 귀가할 때 무서움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큰 도움이 된다. 집에 도착하는 시간에 집안에 불이 켜져있도록 설정해놓으니 불안감이 크게 줄었다.
얼마나 쓸모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실행시켰던 ‘전화 모드’도 생각보다 유용했다. 휴일이나 퇴근 후 집에 있을 때는 스마트폰을 진동 모드로 설정해 놓고 다른 일을 하다 부재 중 전화를 뒤늦게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엔 설거지할 때마다 전화를 놓치곤 했지만, 주방 조명에 전화 모드를 설정해 놨더니 전화가 올 때 조명이 깜박거려 벨이 울리고 있음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스마트폰 주변에서 재생되는 음악의 음량 및 비트에 따라 밝기가 변하는 ‘놀이 모드’, 스마트폰 화면의 촛불을 불어 실내 조명을 끌 수 있는 ‘촛불 모드’ 등은 실생활에 유용하다기보다 재미 요소를 가진 기능이었다. 놀이모드와 촛불모드는 안드로이드 OS에서만 작동되는 단점이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LG전자 스마트 조명 사용해보니… 알람에 방범까지 신통방통
입력 2014-07-23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