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들이 기존의 IT 서비스를 넘어서 온라인·모바일 결제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유통·금융 서비스를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세계적인 IT 공룡 구글은 일찌감치 모바일 결제 서비스 ‘구글 월렛’을 선보였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정보를 등록해 놓으면 모바일로 결제나 송금을 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오프라인에서도 구글 월렛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하고 스마트 안경 구글글래스에도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적용할 전망이다. 애플은 모바일 결제 회사 스퀘어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모바일 결제 시장은 매우 큰 기회”라며 “아이폰의 지문인식 기능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은 최근 데이비드 마커스 페이팔 사장을 영입해 SNS 플랫폼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업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사용자가 제품을 클릭하면 곧바로 물건을 살 수 있는 ‘구매(Buy)’(사진)버튼도 시험 중이다. 이 서비스가 본격 출시되면 온라인 쇼핑 업계에도 큰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전자 상거래 업체들도 결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지난달부터 온라인 결제 시스템인 ‘아마존 페이먼츠’를 도입했다. 중국 기업 알리바바는 온라인 결제대행 서비스 자회사인 알리페이를 앞세워 한국을 비롯한 세계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국내 IT업계에서도 모바일이나 온라인 결제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오는 9월 ‘뱅크월렛 카카오’ 서비스를 시작한다. 모바일메신저와 폐쇄형 SNS 플랫폼을 기반으로 송금이나 소액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다음카카오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예상된다. 업계는 모바일 보안플랫폼 ‘녹스(KNOX)’를 개발한 삼성전자도 대형 유통사와 손잡고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T업체들이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오프라인에서 지폐로 계산하고 실물 카드를 사용하는 것보다 모바일 기기나 PC에서 결제하는 게 소비자들에게 더욱 익숙해지고 편리해졌기 때문이다. 모바일 중심으로 생활환경이 변화하면서 메신저나 SNS를 사용하면서 동시에 쇼핑도 할 수 있는 환경도 필요해졌다. 결제 서비스가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업계의 글로벌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업체들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금융 서비스에 눈을 돌리면서 상대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국내 업체들과의 격차는 더욱 심해질 수 있다”면서 “국내 시장은 금융기관이 아닌 포털 등 IT업체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제도적 난관이 많아 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기획] “모바일 메신저로 송금·쇼핑하세요”… 글로벌 IT들 ‘SNS 은행’ 구축 大戰
입력 2014-07-22 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