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로 상승한 여성 흡연율… 서비스업 종사 여성은 48%로

입력 2014-07-22 02:36

한동안 하향세를 보이던 우리나라 성인 여성 흡연율이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서비스업과 판매업에 종사하는 여성의 흡연율이 다른 직종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홍준 울산대 의대 교수는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주최로 열린 ‘여성 흡연 실태와 여성 금연정책 세미나’에서 “백화점 판매원, 콜센터 상담원 등 감정노동에 속하는 직종의 여성 흡연율은 40%가 넘는데도 이들에게 맞춘 금연정책이 시행되지 않고 있다”며 “점점 늘어나는 여성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인 여성 흡연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건 2010년부터다. 2000년대 초부터 5%대를 유지하다 2010년 6.3%를 기록하더니 지난해 7.9%로 상승했다. 김순례 가톨릭대 간호대 교수는 “여성은 남성에 비해 흡연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6배나 많다. 실제 여성 흡연인구는 집계된 수치보다 2∼3배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비스업은 평생흡연자(살면서 5갑 이상 담배를 피워본 사람)인 여성의 비율이 2010년 34.5%에서 지난해 48.3%로 증가했다. 사무직 전문직 제조업 직군보다 배 이상 높은 수치다. 김 교수는 “서비스직 여성에게 흡연은 근무시간 중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책인 경우가 많다”며 “감정노동자들은 낮은 임금과 고객의 항의·욕설에 시달리다 담배를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흡연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치명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담배를 피우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10% 이상 높아진다. 폐경이 약 2년 빨라지고 갱년기 증상도 심해진다. 골다공증 위험도 배가 된다. 특히 임신한 여성이 담배를 피울 경우 유산 가능성이 1.2∼1.8배, 저체중아 출산이나 유산 확률도 2∼3배 높아진다. 모유량도 감소한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정부가 여성에 맞춘 흡연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홍준 교수는 “정부의 금연정책은 대부분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며 “여성이나 청소년을 겨냥해 ‘멋’과 ‘자유로움’을 부각시키는 담배 광고를 규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여성이 처한 직업 환경 등에 맞춰 금연을 유도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