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21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잇단 정전 제안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하마스에 따르면 어린이 7명이 폭격으로 숨져 지난 8일 이후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500명을 넘어섰다.
육·해·공군이 총동원된 ‘피의 일요일’ 다음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다시 전폭기 공격을 가했다. AFP통신은 현지 의료진을 인용해 “팔레스타인 희생자가 502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폭격으로 일가족 9명이 숨졌는데 7명이 어린이였다. 오토바이를 타고 피난을 가던 길에 사망한 남자도 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일요일 하루에만 150명 이상이 숨졌고, 이 중 상당수가 여성과 어린이”라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는 긴급회의를 소집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안보리 의장 대행인 유진 리처드 가사나 유엔 주재 르완다 대사는 “15개 회원국들이 사상자 급증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카타르에 머물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끔찍하다”고 공습을 규탄하고 “국제 인도주의법을 준수하라”고 이스라엘에 촉구했다.
그러나 안보리는 이스라엘 지상군 철수를 포함한 즉각적인 휴전 촉구를 담은 결의안을 채택하지 않았다. 리야드 만수르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는 “안보리의 휴전 촉구는 이스라엘이 이를 따르는지를 지켜보는 하나의 테스트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정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가 보도했다. 중재를 위해 존 케리 국무장관이 이집트에 급파됐다. 미국은 양측이 2012년 체결한 정전협정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스라엘 반응은 냉담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통화 이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가정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하마스가 ‘인간 방패’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제사회가 ‘가자의 비무장화’를 이끌어내면 바로 공습을 멈추겠다는 게 이스라엘 주장이다. 이스라엘도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면서 인명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사망자는 군인 18명, 민간인 2명을 더해 20명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 1명을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아부 오베이다(가명) 하마스 대변인은 TV연설에서 “이스라엘 군인 샤울 아론이 카심 여단에 붙잡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론 프로서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골리앗과 다윗 전쟁’ 언제까지… 이스라엘 가자지구 폭격 계속
입력 2014-07-22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