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밑 가시 뽑기’로 대표되는 박근혜정부의 규제개혁도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지난 3월 20일 박 대통령 주재로 규제개혁 끝장토론까지 펼쳤지만 피부에 와 닿는 규제개혁 성과는 미미하다. 정부는 손톱 밑 가시로 규정된 92건과 끝장토론 현장에서 제기된 52건의 규제를 개혁하기로 했다.
민관합동규제개선단이 담당하는 손톱 밑 가시 92건 중 59건은 해결이 완료됐다. 민관합동규제개선단은 국무조정실과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가 함께 꾸렸다.
현장 건의 과제를 총괄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21일 “규제개혁 완료 건수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일보가 집계한 결과 완전 해결은 7건, 일부 해결은 4건에 그쳤다. 대부분 규제가 법을 바꿔야 풀리는데 국회의 원활한 협조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월호 참사 이후 규제와 안전이 결부되면서 규제개혁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도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허술한 안전 규정과 이를 제대로 집행하지 않는 정부에 비난이 쏟아지며 규제개혁은 동력은 잃은 상태다.
다만 재계가 끊임없이 규제완화를 요구하고 있어 규제개혁 이슈는 언제든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경기회복을 노리고 기업을 향해 투자를 늘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재계는 규제완화를 투자 확대와 맞바꿀 카드로 고려하고 있다.
비교적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규제개혁신문고도 규제개혁의 남아 있는 동력으로 꼽힌다. 규제개혁신문고는 끝장토론 직후 국무조정실이 만든 온라인 규제개혁 건의 사이트다. 21일 현재 6000여건이 이 사이트를 통해 접수될 정도로 호응이 크다. 이 사이트에 안건을 올리면 담당부처는 14일 이내에 건의 수용 여부를 답변해야 한다. 게다가 이 사이트에 접수된 규제개혁 안건 처리 상황은 총리에게 일일보고로 올라가기 때문에 일선 부처들은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세종=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어젠다에 갇힌 박근혜정부-규제개혁] 세월호에 발목, 동력잃고 지지부진… 뽑다만 손톱 밑 가시
입력 2014-07-22 04:41 수정 2014-07-22 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