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때 북방 군사력 보여주는 고문서 발견

입력 2014-07-22 02:19
조선 정조 때 작성된 북방지역 군사력 관련 고문서인 해유문서 중 화살 등이 언급된 부분.연합뉴스

조선 정조 때의 북방 군사력을 가늠해 볼 수 있게 하는 희귀고문서가 최초로 공개됐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은 21일 함경북도 길주목 소속 서북진병마첨절제사(西北鎭兵馬僉節制使) 윤빈이 조선 정조 9년(1785년)에 작성한 7m 길이의 해유문서(解由文書)를 공개했다. 해유문서란 조선시대 관리가 교체될 때 후임자에게 업무를 인계하면서 작성하는 물품 목록 문서.

북방지역 무관직 관원의 해유문서 발견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문서에는 무기류, 병서류, 그리고 군량미에 이르기까지 모두 350여 항목에 이르는 물품 내역이 상세히 기록돼 있어 여진족에 대비하던 조선후기 군사력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문서에 따르면 당시 서북진(西北鎭)이라는 군부대에서 보유한 무기 현황은 무쇠 탄환 1만4111개, 지뢰 역할을 하는 쇠못인 마름쇠(菱鐵) 4997개, 작고 빠른 화살인 편전(애기살) 670개, 조총은 343자루 등이었다. 특히 300여종에 이르는 무기류 현황이 흥미롭다. 무기류는 궁시(각종 활과 화살), 화약병기(총통·조총·화약·탄환·폭탄, 화약심지 등), 사살무기(창·칼), 신호장비(징·북·취라·각종 깃발), 방어장비(방패·마름쇠) 등으로 구분했다.

도서관 측은 “18세기 북방의 국경지역에 화약병기가 꾸준하게 보급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존하는 조선시대 해유문서는 100여건에 달하지만 지방 무관직 관원의 해유문서는 7건으로 매우 적다. 특히 함경도 지방 고문서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