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에 듣는다-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 “500보 사업 등 사람중심 행정 지속해갈 것”

입력 2014-07-22 03:13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이 2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재개발을 둘러싼 주민들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을 감안해 저층 주거지 개발사업부터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부평구 제공

“고향이 서울인 사람이 80년대 부평의 십정동 달동네 공부방에서 빈민운동을 한 것이 계기가 돼 구의원, 시의원, 국회의원에 이어 재선 구청장으로 성장한 것은 주민들 덕분입니다.”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은 2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재개발 지연으로 집이 무너진 지역에서 70일간 거주하면서 LH를 상대로 안전대책과 이주대책을 요구하는 모습을 본 주민들이 진정성을 인정해 또다시 일할 기회를 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구청장은 이 과정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이 부평구의 전체 면적의 2%에 불과한 주거지에 경기가 좋았을 때 재개발이 50곳이나 허가됐으나 주택보급률은 105%에 달해 사업성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시행사들이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재개발이 최대 쟁점이었다. 재개발을 원하는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홍 구청장은 “30년 지기가 재개발로 갈등하는 등 가난한 사람끼리 갈등이 이어지면서 재개발 지역의 투표율이 낮았다”며 “다행히 시에서 저층주거지 사업에 30억∼5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만큼 앞으로 출구전략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부평은 60년대만해도 공업단지로 명성이 높았으나 지금은 외국계 자동차 업체가 자리잡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홍 구청장은 “부평4공단에 대해 구조고도화사업을 추진해 아파트형 공장 등을 건립하는 등 구로공단이 문화벨트가 된 선례를 원용해 디지털 공단으로 변모시킬 생각”이라며 “무허가공장이 많은 청천농장(옛 나환자촌) 일대를 산업단지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역설했다.

홍 구청장은 또 경인전철과 인천지하철 환승역인 부평역 지하상가와 인근 전통시장 3곳을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홍 구청장은 “지난 4년은 준비기간이었다면 앞으로 4년은 안정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구청장은 “앞으로 돈 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전제, “여성들이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위해 집에서 버스정거장까지 500보를 걷는 구간을 쾌적하게 조성하는 ‘500보 사업’ 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홍 구청장은 부평에서 두차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죽산 조봉암에 대한 재평가 사업도 전개할 계획이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