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줏대없다”… 북핵불용 중국에 노골적 비난

입력 2014-07-22 02:10
북한이 21일 중국을 겨냥해 ‘줏대 없다’는 표현을 써 비난했다. 북·중 관계가 한층 살벌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은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대해 “일부 줏대 없는 나라들도 맹종해 미국의 구린내 나는 꽁무니를 따르면서 저마다 가련한 처지에 이른 박근혜를 껴안아보려고 부질없이 왼심을 쓰고(조바심을 내고) 있다”고 비꼬았다. ‘줏대 없는 나라’는 중국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 언론 성명에 동참했다. 이달 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이례적으로 북한보다 남한을 먼저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불용 기조를 재확인했다.

북한은 시 주석 방한을 앞둔 지난달 28일 노동신문 논설에서 ‘대국주의자’라는 말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한 바 있다. 비판 수위가 상당히 높아진 셈이다. 작년 말 북한의 장성택 처형으로 조성된 양국의 냉각 관계가 한동안 지속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북한은 담화에서 미사일 발사와 포 사격 훈련에 대해 “자위력 강화를 위한 합법적인 자주권 행사”라고 강변했다. 또 “미국과 남조선 당국은 더 이상 그 누구의 도발과 위협에 대해 함부로 입에 올리고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럴수록 우리의 자위적인 모든 억제력은 실제적인 정의의 보복행동으로 거세게 대응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와 맞물려 북한이 다음 달 실시되는 한·미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겨냥해 국가급 종합상륙훈련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2∼3주 전부터 서해 남포 일대에서 대규모 상륙훈련을 준비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며 “지상·공중·해상 병력이 참가하는 국가급 종합훈련 규모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훈련을 위해 남포 일대로 각종 화기와 장비를 이동시키고 있고 122㎜ 방사포와 견인 곡사포 등을 서해상으로 발사하면서 예행연습을 하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백민정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