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양동 양천고성지서 삼국시대 석성 발견

입력 2014-07-22 03:14

서울 강서구는 가양동 궁산 양천고성지(陽川古城址·사적 제372호)에 대한 발굴조사를 통해 삼국시대 석성(石城·사진)을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서울에서 삼국시대 석성이 발견된 건 처음이다. 양천고성지는 궁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축성된 옛 성터로 삼국사기,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의 옛 문헌에도 실존했다는 기록이 있다.

강서구는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한얼문화유산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부터 양천고성지 일대에 대한 발굴조사를 한 결과, 석성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는 지난해 6월 남쪽 비탈면 해발 약 69m 지점에 노출된 성벽을 중심으로 1차 발굴조사를 실시해 ‘品(품)’자 형식으로 쌓은 최대 15단의 성벽(높이 2m80㎝)과 보완시설(뒤채움), 토기와 기와 조각 등의 유물을 발견했다.

이어 지난 5∼7월 진행된 2차 조사에서 성곽 몸체인 체성부의 축조기법과 성곽의 주요 구조물인 치성부(성벽 바깥으로 돌출된 부분), 수·개축부(처음 성을 쌓은 이후 보수하거나 다시 쌓은 부분)를 확인했다. 또 성벽 내부와 바깥 보강층에서 백제 유물로 추정되는 단각고배(짧은 굽다리 접시)와 통일신라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태선문(굵은금무늬) 기와 조각을 수습했다.

한얼문화유산연구원 측은 “아차산성에서도 시굴(試掘)을 통해 석성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시대가 불분명하다”며 “양천고성지에서 발견된 석성은 서울에서 정식 발굴조사를 통해 유일하게 확인된 삼국시대 석성이라는 점에서 학술적인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구는 오는 9월부터 3차 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종합 복원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라동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