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은 아저씨가 됐지만… “또 만나요” 38년 만에 지킨 약속

입력 2014-07-22 02:01
1970년대 딕훼밀리(서생원가족) 활동 당시 모습. 왼쪽부터 서성원과 박수호, 이박무, 문옥, 홍수진. 세화 엔터테인먼트 제공
3집 앨범을 발표한 딕훼밀리 최근 모습. 왼쪽부터 오두진, 김만식, 홍수진, 이현민, 전성준, 김명수.세화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1970년대 인기 그룹 사운드 ‘딕훼밀리(서생원가족)’가 부른 ‘또 만나요’. 당시 이 노래는 야간업소가 영업을 마무리할 때면 흘러나왔다. 지금도 대형마트 등에서 영업시간 종료를 알릴 때면 나오는 노래다.

‘또 만나요’ 등으로 대중적 사랑을 받아온 딕훼밀리가 38년 만에 세 번째 음반을 발표했다.

이번 앨범은 보컬 홍수진(본명 김후락), 리드보컬 겸 키보드 오두진 등 두 원년 멤버와 베이스·보컬 전성준, 기타 김명수, 오르간 김만식, 드럼·보컬 이현민 등 6명이 만들었다. ‘내일을 향해’ ‘오직 내 사랑’ 등 신곡과 히트곡을 재해석한 총 14곡이 들어있다. 최근 녹음한 신곡도 기타와 건반 편곡부터 음향까지 70년대 분위기를 담았다.

음반 제작자 박영걸씨는 20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에서 돌아온 홍수진이 찾아와 음반을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음반 발매 과정을 설명했다.

딕훼밀리는 70년대 초 결성돼 서울 청량리 ‘대왕코너’ 같은 나이트클럽을 위주로 활동하다 74년 발매한 1집에서 ‘나는 못난이’ ‘흰 구름 먹구름’ ‘작별’을 히트시키면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음악을 파고든다는 뜻에서 영어 단어 디그(dig)를 써 딕훼밀리라 이름을 지었지만 정부의 언어순화 정책 때문에 ‘서생원가족’이라 개명했다. 학문을 파고든다는 의미의 ‘생원’과 리더 서성원의 성을 결합했다. 하지만 2집 앨범을 끝으로 80년 해체 수순을 밟았고 멤버들은 각자의 길을 걸어갔다.

그러다 보니 재결성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홍씨는 “서성원은 미국 하와이에서 사업을 하고 있고 다른 원년 멤버는 세상을 떠났거나 건강에 문제가 있어 합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2004년엔 원년 멤버였던 이박무와 1집 멤버 이천행이 다른 구성원을 더해 딕훼밀리로 앨범을 내고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정통성을 둘러싼 갈등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이미 활동 계획까지 세운 상태다.

박씨는 “9월부터 4집 앨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이번 앨범은 70년대 색을 그대로 갖고 있지만 4집은 대중이 원하는 형태로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