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사망자 410명 넘어섰는데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 확대”

입력 2014-07-21 04:09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으로 전세가 격화되면서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410명을 넘어섰다. 파리와 런던 등에서 규탄집회가 열리는 등 이스라엘을 향한 국제사회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중재를 위해 중동을 방문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을 오히려 더 강화할 태세다.

AFP통신과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등은 20일 오전(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폭격으로 50여명이 추가로 숨졌으며, 이로써 지난 13일간 41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또 어린이 500명을 포함해 적어도 3000명이 부상당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19일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단행된 탱크 포격을 포함한 전방위적 공격은 지난 8일 가자지구에 대한 첫 공습 이후 가장 격렬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밤새 폭격으로 수십명이 숨지고, 400여명이 다쳤지만 앰뷸런스 진입이 불가능해 사상자 대부분이 거리에 방치돼 있다.

또 주민 수천명은 새벽에 잠옷 차림으로 피난길을 떠났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국제적십자사(ICRC)가 부상자 수송을 위해 오후 1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제안한 휴전을 수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육군은 지상군 병력과 관련해 “가자 거리의 테러와 싸우기 위해 병력을 더 늘리겠다”고 했다. 지상전이 펼쳐지면서 이스라엘군 병사 2명도 숨졌다. 이스라엘 측 희생자는 군인 5명, 민간인 2명으로 늘어났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군 복장을 하고 땅굴을 통해 침입했으며 이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희생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침투 목적으로 판 최대 30m 깊이의 땅굴은 지금까지 12개 넘게 파괴됐다.

그러나 좀처럼 외교적인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반 총장은 정전을 이끌어내기 위해 카타르로 갔다. 앞서 이집트는 전날 자국이 제안한 휴전 중재안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미 하마스는 이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중동 분석가이자 이집트 언론 움마프레스의 아흐메드 알샤즐리 편집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방이 봉쇄된 가자지구에서 410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은 학살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CNN은 가자지구 폭격을 감상한 이스라엘인들을 향해 트위터에 “인간쓰레기”라고 비판하는 글을 게재한 다이애나 맥네이 특파원을 러시아로 전보 조치해 논란이 되고 있다. NBC도 이스라엘을 비판한 트위터 글을 자주 올린 기자를 철수시켰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