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투톱체제 앞날도… 7·30재보선 성적표에 달렸다

입력 2014-07-21 02:30
안철수·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오른쪽부터)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월호 특별법 관철과 7·30재보선 승리를 위한 ‘국회·선거현장 숙식투쟁’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7·30 재·보궐 선거는 여야의 당내 권력 지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이번 재보선이 '김무성 체제'에서 치러지는 첫 선거다. 재보선 결과에 따라 김무성 체제가 비단길을 걸을지, 가시밭길을 걸을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 체제의 지속 여부가 재보선 결과에 달려 있다.

◇기로에 선 투톱 체제=새정치연합은 지난 3월 통합신당 출범 이후 누적된 당내 세력 갈등이 이번 재보선 이후 어떤 식으로든 표출될 전망이다. 재보선에서 이길 경우 안·김 두 대표는 세력 재편을 주도하게 된다. 그러나 패배할 경우 조기전대론이 기다리고 있다. 친노무현계, 486(40대·80년대 학번·60년생) 등 비당권파와 힘겨운 당권싸움을 벌여야 한다. 정세균 손학규 상임고문 등도 당권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안·김 투톱은 21일부터 경기도 수원에 천막당사를 설치하고 총력전에 들어간다. 안 대표는 2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와 선거 지역 현장에서 숙식하면서 세월호 특별법 처리와 선거승리를 위해 전력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을 포함한 서울·경기 6곳의 선거상황은 천막당사를 설치해야 할 정도로 좋지 않다. 486들 사이에서는 수원 천막당사 소식이 전해지자 벌써부터 “서울 동작을은 버린 것이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안 대표는 전체 15곳 가운데 5곳만 현상유지해도 잘하는 선거라고 했지만 실제로 5곳만 건질 경우 당이 격랑에 휩쓸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비당권파가 조기전대를 요구하면서 전면적인 세력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차기 당권은 2016년 총선 공천권이 걸려 있어 당내 모든 세력이 처절한 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반면 새정치연합이 7∼8석 정도 건진다면 두 대표는 리더십 위기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내년 3월까지인 임기를 채우면서 조직개편 등을 통해 입지 강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통합 이후 공석 상태인 지역위원장 선출을 놓고 계파 간 힘겨루기는 불가피하다.

경기도 선거에 출마한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원내 진입 여부도 당내 역학구도에 영향을 끼칠 요소다. 동작을 기동민 후보의 승패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원내 교두보 확보 문제와 직결돼 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