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 선거는 여야의 당내 권력 지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이번 재보선이 '김무성 체제'에서 치러지는 첫 선거다. 재보선 결과에 따라 김무성 체제가 비단길을 걸을지, 가시밭길을 걸을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 체제의 지속 여부가 재보선 결과에 달려 있다.
◇기로에 선 투톱 체제=새정치연합은 지난 3월 통합신당 출범 이후 누적된 당내 세력 갈등이 이번 재보선 이후 어떤 식으로든 표출될 전망이다. 재보선에서 이길 경우 안·김 두 대표는 세력 재편을 주도하게 된다. 그러나 패배할 경우 조기전대론이 기다리고 있다. 친노무현계, 486(40대·80년대 학번·60년생) 등 비당권파와 힘겨운 당권싸움을 벌여야 한다. 정세균 손학규 상임고문 등도 당권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안·김 투톱은 21일부터 경기도 수원에 천막당사를 설치하고 총력전에 들어간다. 안 대표는 2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와 선거 지역 현장에서 숙식하면서 세월호 특별법 처리와 선거승리를 위해 전력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을 포함한 서울·경기 6곳의 선거상황은 천막당사를 설치해야 할 정도로 좋지 않다. 486들 사이에서는 수원 천막당사 소식이 전해지자 벌써부터 “서울 동작을은 버린 것이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안 대표는 전체 15곳 가운데 5곳만 현상유지해도 잘하는 선거라고 했지만 실제로 5곳만 건질 경우 당이 격랑에 휩쓸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비당권파가 조기전대를 요구하면서 전면적인 세력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차기 당권은 2016년 총선 공천권이 걸려 있어 당내 모든 세력이 처절한 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반면 새정치연합이 7∼8석 정도 건진다면 두 대표는 리더십 위기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내년 3월까지인 임기를 채우면서 조직개편 등을 통해 입지 강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통합 이후 공석 상태인 지역위원장 선출을 놓고 계파 간 힘겨루기는 불가피하다.
경기도 선거에 출마한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원내 진입 여부도 당내 역학구도에 영향을 끼칠 요소다. 동작을 기동민 후보의 승패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원내 교두보 확보 문제와 직결돼 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野 투톱체제 앞날도… 7·30재보선 성적표에 달렸다
입력 2014-07-21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