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WCC)를 비롯한 교계 단체가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에 애도를 표하고 세계 교회에 긴급 기도를 요청했다. 세계 곳곳에서는 이번 참사로 피해를 입은 네덜란드 말레이시아 우크라이나를 위한 추모 기도회가 잇따라 열렸다.
WCC는 18일 성명을 통해 사고 희생자, 특히 학회 참석차 여객기에 탑승했던 에이즈 연구자 100여명에 대한 깊은 애도를 나타냈다. 울라프 픽쉐 트베이트 WCC 총무는 “우리 모두에게 충격을 준 비극적 사건”이라며 “에이즈 퇴치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연구자들을 잃은 것은 더 없이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사벨 피리 WCC 협력 부총무도 “이번 참사는 세계 에이즈 연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에이즈로 고통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WCC는 세계보건기구(WHO) 등과 협력해 세계 에이즈 퇴치에 힘쓰고 있다. WCC는 희생자와 유가족뿐 아니라 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난 3월 여객기 실종사고에 이어 또다시 참극을 겪은 말레이시아를 위한 기도를 세계인들에게 요청했다.
세계복음주의연맹(WEA)도 성명에서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폭력적 방법으로 무고한 민간인들이 죽임을 당한 사실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제프 터니클리프 대표는 “가족과 친구를 잃고 비탄에 빠진 이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며 “우크라이나의 분쟁이 해결돼 그 지역에 평화가 찾아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계 미국인 단체 ‘말레이시아클럽인시카고(MCC)’는 이날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본부 사무실 인근 거리에서 추모 기도회를 가졌다. 말레이시아계와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수십명은 희생자 수에 맞춰 촛불 298개를 밝혔고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찬양했다. 한 참석자는 “이번 사고는 네덜란드와 말레이시아,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제2의 9·11테러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곳곳에 있는 네덜란드와 말레이시아 대사관 앞에서도 추도 행렬이 이어졌다. 국제에이즈학회 학술행사가 열릴 예정이던 호주 멜버른의 회의장 앞에도 추모 의미를 담은 조화가 쌓였다.
네덜란드 교계 지도자인 캐논 마크 콜린슨 목사는 “교계 봉사팀을 꾸려 유가족을 신속히 지원하겠다”며 “개신교와 가톨릭 등 모든 종파를 떠나 합심해 유가족을 돕고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떠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던 MH17기가 격추돼 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말레이 민항기 격추는 비극… 유가족·분쟁해결 위해 기도를
입력 2014-07-21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