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다이빙하듯 꽂혀… 기체 결함인 듯

입력 2014-07-19 02:43
지난 17일 광주 도심에서 추락한 강원도소방본부 소속 소방헬기의 사고 원인으로 기체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윤식 청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18일 "헬기가 추락한 각도로 볼 때 단순 고장이 아니라 기체결함일 가능성이 높다"며 "헬기가 조종 불능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헬기의 방향을 조종하는 꼬리날개가 보이지 않는 점을 들어 꼬리날개가 이전에 떨어져 나갔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비가 운항에 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고, 조종사가 베테랑인 데다 기장과 부기장 2인 조종시스템이었다는 점 등을 들어 기체 결함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쌍용 구미대 항공기계공학과 교수도 "헬기가 다이빙하듯 꽂히는 것을 보면 조종할 여력이 없는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사고 헬기는 당초 신청한 높이의 10분 1 수준에서 비행하다가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 1전투비행단에 따르면 사고 헬기는 7000피트(2134m)에서 운항하겠다고 관제탑에 신청해 이륙허가를 받았으나 사고 직전 700피트(213m) 높이에서 비행했다.

그러나 소방당국은 지난달 사고 헬기 정비 과정에서 연료이송펌프 작동램프 등 일부 소모품을 교체했지만 지난 7일 정비에서도 기체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블랙박스가 사고 당시 화재로 손상된 것으로 나타나 제작국인 프랑스의 사고조사위원회에 블랙박스 자료 인출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히는 데는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도는 정성철(52) 소방경 등 이번 사고로 순직한 소방공무원 5명의 장례를 강원도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이날 오후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효장례식장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도청 별관 4층에도 20일 분향소를 설치해 25일까지 운영한다. 합동영결식은 22일 오전 9시 도청 별관 앞에서 열 예정이다.

안전행정부는 순직 소방공무원 5명을 1계급씩 특별승진시키고 훈장을 추서하기로 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춘천=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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