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창영] 가톨릭과 토론의 장 마련, 복음진리 알려야

입력 2014-07-21 02:14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인 대한민국의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림으로써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경제적으로도 미약하지만 도움이 될 수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 교황 방문 때 350만명의 순례객이 찾아와 500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러나 개신교 부흥과 관련해서는 부정적 요소가 더 많을 것이다. 세계 종교의 상징적·카리스마적 인물인 교황의 방한은 진리에 대해 아직 분별이 없는 일반인들이 가톨릭으로 쏠리는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4년과 89년 두 차례 한국을 찾았을 때 한국 가톨릭은 역사상 가장 큰 폭으로 신자가 늘었다. 당시 가톨릭 신자는 100만 명에서 200만 명으로 급증했고 최근에는 520만 명까지 늘어났다. 이 때문에 교황 방한이 큰 반향을 일으켜 가톨릭 신자 수가 개신교 신자를 역전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분명 전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다. 그는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인물이자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013년 올해의 인물’이었다. 교황 개인이 가진 장점들 중 본받을 만한 덕목이 있다면 한국교회도 참조할 수 있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람을 쓸 때 각계각층에서 골고루 등용하고 있다. 교황은 교회 개혁을 위해 8명의 자문위원 추기경들을 선임했고 수평적 조직을 갖춘 교회를 이루어 갈 것이라고 했다. 이들 추기경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북미, 남미, 오세아니아에서 골고루 임명했다.

그는 또 청빈한 삶의 본을 보이고 있다. 바티칸 궁이 아닌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며 20년 된 중고차를 타고 다니고 밤에 몰래 노숙자들을 만나러 가곤 한다. 교황청 미사 때는 청소부와 정원사, 경비원, 노숙자들을 차례로 초대해 식사를 같이 했다. 이탈리아에서 경제적으로 낙후된 사르디니아를 방문, 노동자들을 격려했고 난민수용소와 소아병원 등 아픔이 있는 곳을 찾아갔다.

교회조직 쇄신 차원에서도 좋은 본을 보여 주고 있다. 신변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마피아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바티칸은행 개혁을 추진하며 바티칸의 관료주의를 쇄신했다. 사제와 수도자들에게는 세속적 명예와 재물 욕심을 버릴 것을 요구하며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강조해 왔다.

복음적 진리 수호와 관련된 일이 아닐진대 교황의 이러한 모습들은 오늘날 개신교의 지도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가톨릭을 포함한 한국의 타 종교인들이 아직 성서적 참 복음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 진리의 유일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다. 그렇다고 이들을 배타적으로 대하면 국내 선교는 물론 해외 선교 차원에서도 갈등구조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한국 개신교회는 이들에 대해 포용적 자세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 이들과 대화 창구를 적극 개설할 필요가 있다.

성경 진리를 떠나거나 하나님의 계명을 무시할 정도의 관용과 조화, 대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가톨릭의 경우 개신교와 동일한 성경을 갖고 있지만 구약과 신약 66권 외에 외경과 위경도 인정하고 있다. 또 만인구원설, 마리아와 관련된 신격화 교리, 교황 무오설 등 수많은 비성서적 주장을 하고 있다. 그들로 하여금 진리 탐구의 장으로 나와서 성서적 기독교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유일한 복음진리를 분명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의 개신교 신학자들이 가톨릭 신학자들과 정규적인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상호 논문을 발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시에 소외 계층이나 연약한 자를 위한 봉사 및 긴급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태가 발생할 때 공조하며 신속히 도와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서로 힘을 모아야 한다.

박창영 교수 (성결대 성결신학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