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3명 중 1명이 암 진단을 받는다는 말을 증명하듯이 주위 사람이 암 판정을 받을 때마다 “혹시 나도?” 하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건강검진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게 아주 유용한 암검진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국가암검진 사업이다. 국가암검진 사업이란 국가가 암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암 관리법에 따라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많이 걸리는 5대 암을 조기에 발견, 극복하려는 것이다. 이 사업은 성별과 연령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해 5대 암에 대한 기본검사를 무료로 해주고 암 진단을 받을 경우 치료비의 일부를 지원해주기도 한다.
문제는 암 극복에 큰 역할을 하는 이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도 허점이 있어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재정난으로 최소한의 검사만 제공하는 게 원인이다.
그래서 암 사망원인 상위권에 들어있는 폐암 검진을 추가하고, 대변 검사에서 대변에 피가 섞여 있지 않을 경우 대장내시경 검사를 진행할 수 없는 규제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또한 국가암검진을 받을 때 해당 암 진단의 정확도를 더 높이고, 다른 암에 대한 검사를 병행하도록 권장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국가암검진에서는 누구든지 40대에 들어서면 2년마다 한번씩 위내시경 또는 위장조영검사를 지원해준다. 또 50대에 진입하면 대장암 감별을 위한 대변검사, 간 기능 이상자의 경우 1년에 한번씩 복부초음파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여성은 30세 이후 자궁경부암 검진, 40세 이후 유방암 검진을 2년에 한번씩 받을 수 있다.
이 때 다른 암의 조기발견에 도움이 되는 검사를 추가로 받자는 것이다. 예컨대 위암과 대장암 검진 때는 대장암 발견을 위한 대장내시경검사를 병행하고, 여력이 있다면 간암과 췌장암 발견에 도움이 되는 복부초음파검사를 추가하는 식이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이창현 교수는 “국가암검진 사업에서 제공하는 대변검사만으론 대장암을 충분히 가려내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위암 또는 대장암 검진 시 내시경검사를 병행하면 초기 암을 놓칠 위험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 따라 30세 이후 2년에 한번씩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자궁경부암, 40세 이후 받게 되는 유방암 검진 때 정확도를 더 높일 수 있는 검사를 추가하는 것이 좋다. 자궁경부암 발견을 위한 질세포진 검사의 경우 진단율이 70%에 그치고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이 생겼는지 여부는 알 수도 없으므로 복부초음파 검사를 곁들이는 것이 권장된다. 유방암 검진 때도 국가암검진에서 제공하는 유방X선 촬영에 유전자검사와 유방초음파 검사를 더하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국가암검진 사업에서 빠져 있는 폐암의 조기발견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50세 이상 흡연자와 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 저선량CT 검사를 꼭 한번 받아보는 것이 좋다. 노동법에 의한 직장검진에서 제공하는 흉부X-선 검사로는 폐암을 가려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구동억 교수는 “저선량CT는 일반CT에 비해 방사선 노출을 5분의1 수준으로 줄이고도 영상 진단의 정확도가 높아 폐암 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위암·대장암 검진 때 내시경검사 병행을
입력 2014-07-21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