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여객기 피격] 민간 항공기 피격 사례… 31년 전 소련 영공 KAL기와 ‘닮은꼴’

입력 2014-07-19 02:33

전 세계 외신들은 18일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 여객기 피격 사건을 보도하면서 31년 전 옛 소련 전투기에 격추돼 탑승객 269명이 전원 사망한 대한항공(KAL) 007편 여객기 사건을 떠올렸다.

1970년대 이후 민간 여객기가 피격된 사례는 이번까지 7번이다. 아무 관련 없는 제삼국 여객기가 피격된 일은 두 차례 있었다. 70∼80년대 미국과 소련의 냉전체제 속에 애꿎은 희생양이 된 KAL 007편과 902편이다.

83년 8월 31일 미국 뉴욕에서 출발해 9월 1일 오전 6시 서울로 가던 KAL 007편은 도착 2시간 전쯤 사할린 부근 상공에서 소련 전투기가 쏜 미사일을 맞고 추락했다. 소련은 여객기인지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한국 미국 등의 큰 반발을 불렀고 서방과 공산진영의 관계는 더 악화됐다. 앞서 78년 4월 20일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서울로 향하던 KAL 902편이 항법장치 이상으로 소련 영공에 들어갔다. 소련 전투기에 격추됐지만 다행히 한쪽 날개만 맞아 소련 서북부 무르만스크주의 얼어붙은 호수에 불시착했다.

88년 7월 3일 이란항공 655편은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 상공에서 미국 해군함정 빈센스호에 의해 격추됐다. 미국 정부는 이란 공군기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80년 6월 27일 이탈리아 이타비아항공 870편이 격추돼 탑승객 81명이 모두 숨진 사건은 지금도 누가 미사일을 쐈는지 미궁에 빠져 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