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등 국내에 유통되는 165개 가공식품의 나트륨 함량이 지난 2년간 평균 2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심장질환 등을 유발하는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2012년부터 나트륨 함량 저감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싱거워진 제품들은 당초 우려와 달리 매출이 줄어들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2년 이후 자율적인 나트륨 저감화 사업을 통해 9개 식품군 165개 제품의 나트륨 함량이 평균 21% 줄었다고 18일 밝혔다. 싱거워진 제품은 라면 등 면류가 60개로 가장 많았고, 고추장·된장·간장 등 장류 16개, 김치류 9개, 치즈류 9개 등이었다. 라면은 평균 19.0%, 장류는 10.3%, 김치는 19.2%, 치즈는 32.5% 나트륨이 줄었다.
각 라면 업체의 대표 상품도 싱거워졌다. 농심 ‘신라면’ 한 봉지의 나트륨 함량은 9.6% 줄어든 1790㎎, 오뚜기 ‘진라면’은 21.8% 감소한 1540㎎이었다. 가장 싱거운 라면은 오뚜기의 ‘컵누들 계란탕맛’(750㎎)이다. 나트륨을 줄인 제품은 2012년 52개에서 올해는 상반기에만 70개로 해마다 동참 업체가 늘고 있다. 오뚜기 라면 관계자는 “나트륨을 줄인 뒤 오히려 매출이 늘어난 제품도 있다”며 “맛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선에서 나트륨 함량을 낮추는 방법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트륨 섭취를 20∼30% 줄이면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25% 낮아진다. 하루 나트륨 섭취량이 1600∼2000㎎ 늘면 고혈압 심장병 등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50∼60% 높아진다. 위암 비만 신장결석 골다공증 등의 위험도 커진다.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5위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2010년까지 계속 늘어나던 성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2012년부터 조금씩 줄고 있지만 아직도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2000㎎의 약 2.4배나 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라면 등 165개 제품 나트륨 21% 줄었다
입력 2014-07-19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