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 선거에서 야당의 ‘수도권 참패론’이 불거지면서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야권연대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논의는 진척이 없다. 야권연대는 선거 때마나 등장하는 단골손님이지만 이번에는 깜짝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연대를 이끌어낼 동력이 부족하고, 공학적 연대에 대한 유권자들의 차가운 시선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중앙당 차원의 논의 가능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새정치연합 송호창 전략기획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나눠먹기 식 야권연대에 대해선 국민이 더 용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당에서 이야기한 바 있다”며 “내부적으로 논의하거나 고려하는 것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선거가 보름도 안 남은 상황에서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추진해봐야 실리를 얻기 어렵다는 뜻이다. 새정치연합 후보로의 단일화가 아니면 야권연대를 추진할 수 없다는 생각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 차원의 연대는 어렵지만 선거 막판 지역구별로 극적인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수원병(팔달)에 출마한 새정치연합 손학규 후보는 원론적으로는 야권연대 가능성을 열어 뒀지만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하다. 손 후보 측 관계자는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일괄적으로 선거에 이기기 위한 전 지역 단일화는 안 된다”고 말했다. 손 후보의 경우 다른 야권 후보들의 득표력이 낮은 데다 보수 결집 등 역풍이 불 수 있어 야권연대에 소극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지역은 다르다. 동작을에서는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 수원정(영통)에서는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와 정의당 천호선 후보가 연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공천파동을 겪은 동작을을 내어줄 정치적 여유가 없고, 새정치연합 후보가 앞서고 있는 수원정에서도 양보하기 어렵다.
당초엔 147석인 새누리당의 과반 수성 여부가 달린 중요한 선거로 지적됐지만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과반 의석이 무난할 것으로 보이는 점도 야권연대의 명분과 동력을 약화시켰다.
새정치연합이 소극적으로 나오자 정의당은 강공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노회찬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말까지 제안에 회답이 없을 시 야권연대는 새정치연합에 의해 무산된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완주 의사를 밝혔다. 정의당 고위 관계자도 “새정치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의 리더십으로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엄기영 임성수 기자 eom@kmib.co.kr
[이슈분석-다시 돌아온 야권연대 딜레마] 당대 당 논의 없다지만… 막판 지역별 가능성
입력 2014-07-19 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