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IBM 등 미국 IT기업이 2분기에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어닝 쇼크'라 불릴 정도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삼성전자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장과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위주 사업을 하는 반면 이들은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사업을 중심에 뒀다는 데 주목한다. 삼성전자가 장기적인 실적 부진에 빠지지 않으려면 모바일을 대체할 만한 다른 성장동력을 찾고, 체질을 바꿔야 함을 시사하기도 한다.
구글은 17일(현지시간) 2분기 매출 159억600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156억1000만 달러)보다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34억2000만 달러로 5.8% 늘었다.
구글이 거둔 매출 실적은 시장 예상치보다 높고, 순이익은 낮았다. 구글의 주당 순이익은 6.08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6.24달러에 못 미쳤다. 이익이 예상만큼 높지 않은 것은 광고시장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구글의 광고 클릭 건수는 25%가 늘어났지만 광고 단가는 6%가량 떨어졌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광고시장에 뛰어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미래 성장엔진에 투자를 늘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무인자동차, 구글 글라스로 대표되는 웨어러블 기기 등 신규 사업을 펼치면서 회사 운영비용이 증가하다 보니 이익이 낮아진 것이다. 구글은 2분기에만 2200명을 채용했다.
IBM은 매출이 계속 줄고 있지만 순이익은 증가했다. 2분기 매출이 241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감소했다. 9분기 연속 매출이 줄었다. 하지만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28% 늘어난 41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당 순이익은 4.32달러로 시장 전망치 4.29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비용 절감을 위해 대대적으로 벌인 구조조정 효과다. 클라우드 서비스(cloud service·각종 자료를 사용자 PC나 스마트폰 등 내부 저장공간이 아닌 외부 서버에 저장한 뒤 다운로드하는 서비스) 등 서비스와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사업구조 개편도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내년까지 1만8000명을 감원키로 했다. MS 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었던 2009년 5800명의 3배 규모다. 감원 대상은 대부분 지난 4월 인수한 노키아 인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MS는 노키아가 생산하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더 이상 만들지 않기로 했다. 윈도폰으로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2014년 2분기 실적 good… 구글·IBM 웃었다
입력 2014-07-19 0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