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브라질, 페루와 함께 대서양과 태평양 연안을 잇는 남미대륙횡단철도 건설을 공동 추진키로 했다. 미국의 영향권 안에 있는 파나마 운하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미지역을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7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페루와 함께 남미대륙횡단철도를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호세프 대통령도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중국, 페루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앞서 시 주석은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과 만나 남미대륙횡단철도 건설 계획에 합의했다. 3국은 우선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기획과 설계, 건설, 운영 등에 관해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
홍콩 명보는 18일 남미대륙횡단철도를 ‘마른 운하(旱運河)’로 표현하며 “미국의 통제에 있는 파나마 운하의 독점적 지위를 깨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은 많은 양의 지하자원과 곡물을 남미국가에서 수입하고 있어 남미대륙횡단철도가 개통되면 운송비 등이 대폭 절감될 수 있다. 브라질과 페루 등 남미국가들도 내륙 및 태평양 연안지역에 본격적인 개발을 위한 계기가 될 것으로 반기고 있다.
남미횡단철도 구상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중국은 2002년 에콰도르의 요청으로 횡단철도 건설을 계획했지만 에콰도르 국내 정세 불안으로 취소됐다. 2011년에도 콜롬비아가 먼저 원해 중국개발은행이 투자하기로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쿠바와 아르헨티나 대사를 지낸 쉬이총은 명보에 “중국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그리고 칠레 북부를 연결하는 또 다른 남미횡단철도를 계획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은 이날 브라질리아에서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 정상들과 만나 중남미 지역에 대한 250억 달러(약 25조8000억원) 규모의 투자기금 설치를 제의했다. 이와 별도로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100억 달러 규모의 금융지원 계획도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시 주석이 ‘중국-라틴아메리카 포럼’ 창설을 공식 제의했고 이르면 내년 1월 베이징에서 첫 번째 모임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중국·브라질·페루 “남미횡단철도 공동 건설”
입력 2014-07-19 0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