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브랜드 GOENJO(고은조)의 옷은 독창적이다. 패턴은 기하학적이고, 실루엣엔 볼륨감이 있다. 조고은 대표가 남편 이성수 화백의 작품을 응용하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지난 16일 “마음에 드는 옷감을 구하기 어려웠다. 원단시장도 대기업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이미 유행 지난 옷감만 동대문시장에 나왔다. 남편의 작품을 차용하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GOENJO 제품은 30대 여성이 주요 소비층이다. 세련되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이다. 이 화백은 “처음엔 아내가 기존 작품을 보고 패턴을 만들었다. 지금은 아내가 원하는 패턴이나 그림을 주문하면 내가 그려준다”고 했다. 순수 미술가로서는 수용하기 힘든 작업일 수 있다. 그는 “협업하는 느낌이다. 아내는 옷을 정말 잘 만든다. 내 그림이 어떻게 반영될까 흥미롭게 지켜보게 된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뉴욕패션스쿨(FIT)에서 단순한 무채색 톤의 옷에 매료됐다. 그는 “현대적인 느낌의 단순함을 추구하는 편이었다. 디자이너로서 색깔 사용이 자유롭지 못한 면이 있었다. 남편의 화려한 그림을 보면서 색감을 표현하는 데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GOENJO의 패턴, 색감, 볼륨감은 외국 바이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GOENJO의 옷은 편안하기도 하다. 경력 50여년의 모델리스트(Modelist) 이재록(70)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모델리스트란 디자이너를 위해 오리지널 디자인 옷을 만드는 사람. 디자인에 따라 제품의 시안을 제작한다. 조 대표는 “거의 장인이라고 할 수 있다. 고 앙드레 김 선생님의 작업실에서 모델리스트로 일했던 분이다. 제겐 정말 감사한 분”이라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기독여성CEO 열전] GOENJO 독창성 어디서 나오나
입력 2014-07-21 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