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혼선

입력 2014-07-18 04:27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8일부터 10일간 이어온 교전을 멈추고 휴전 협상을 타결지었다는 발표가 나왔지만 하마스는 이를 부인했다. 하마스는 유엔의 요청에 따라 5시간 동안 교전을 멈춘 시간에 맞춰 로켓 공격을 재개해 사실상 휴전 협상 타결 여부도 불분명해졌다. 이스라엘도 휴전 직후 가자 북쪽 지역에 폭격을 가했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나왔다.

이스라엘 측 협상 관계자는 "양측이 18일 오전 6시(한국시간 정오)부터 교전을 멈추기로 했다"면서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고위급 사절단의 협상 이후 이스라엘 지도부가 휴전을 승인했다"고 AF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다른 이스라엘 측 관계자는 "이스라엘 지도부가 이집트가 제안한 휴전안을 승인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도 이스라엘의 한 고위 관리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광범위한 휴전 협상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협상 타결 보도에 대해 공식 확인하지 않으면서 타결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 고위 간부인 무사 아부 마르주크는 카이로에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이집트 정부 관계자를 잇달아 만나 이집트가 제시한 중재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휴전과 관련, 하마스 대변인 파우지 바르훔은 "우리는 이 합의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양측은 가자지구 내 인도적 지원물품 반입을 위해 공습을 중단해 달라는 유엔의 요청에 따라 17일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5시간 동안 교전을 멈췄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로부터 교전을 멈추기로 한 5시간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하마스의) 로켓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휴전 시작 몇 분 전에는 이스라엘 탱크의 발포로 가자지구에서 3명이 숨졌다.

휴전 협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이미 보유한 4만2000명의 병력에 더해 8000명에 대한 추가 동원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일각에서는 전면적인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가자에서는 지난 8일부터 10일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이어지면서 모두 235명이 숨지고 1700여명이 부상했다. 특히 전날 오후 가자시티 연안에서는 이스라엘 해군 함정이 해변에 수차례 함포사격을 실시해 어린이 4명이 숨졌다. 이 밖에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도 6세와 4세 남매를 포함한 가족 4명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사망하는 등 어린이와 민간인 추가 사망자가 속출했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은 벨기에 브뤼셀 정상회의에서 양측의 공격 중단과 휴전을 촉구했다.

유동근 정건희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