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민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집단자위권 행사 용인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새 포스터(사진)를 발표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7일 보도했다. 포스터에는 “이제, 집단자위권에 노(NO)를”이라는 문구와 참전한 아버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어린 아이의 모습이 실렸다.
사민당은 포스터를 16일 발표했다. 한 소년이 지하도 길목에 쭈그리고 앉아 “그날부터 아빠는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며 낙담하고 있다. 아이의 독백 밑에는 “이런 미래는 너무나도 슬프다”는 부제가 달렸다.
아베 내각이 지난 1일 집단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는 각의 결정을 내림에 따라 자위대의 해외 전투병 파병이 추진된다면 앞으로 전사자가 생겨날 수도 있다는 점을 ‘가족 간 생이별’로 부각시킨 것이다. 사민당 관계자는 “(집단자위권 행사가) 호쾌한 일인지 모르겠으나 자위대원과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라는 점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당 소속 의원의 자식이 모델로 섭외됐고, 소속 지방의회 의원이 사진 촬영을 맡아 제작비를 최소화했다.
사민당은 공산당과 함께 집단자위권에 대한 국회 심의에서 분명한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특히 ‘자위대원이 피를 흘리는 결과로 연결될 수 있다’ ‘징병제가 실시될 수 있다’는 등의 반대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중의원 2석, 참의원 3석 등 5석에 불과한 군소야당이어서 거대 여당 자민당에 맞서기에 역부족이다. 제1야당 민주당도 찬반이 분열된 상황이다.
때문에 정계에서는 “아베 총리가 지난 14∼15일 의회에서 집단자위권 행사의 범위, 잠재한 위험성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음에도 야당이 무기력해 집단자위권에 불안해하는 국민 여론을 규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문제로 지방의회 의원이 사퇴하기도 했다. 공산당 소속 가네코 히로시 도쿄도 구의원은 집단자위권 반대론자에게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쓰레기’라고 비난한 트위터 글에 ‘너야말로 인간쓰레기’ ‘죽어라!”라는 댓글을 달았다. 논란이 커지가 16일 의원직을 사퇴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자위대 아빠는 돌아오지 않았다”
입력 2014-07-18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