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新성장동력 장착에 정부는 마중물 노릇만

입력 2014-07-18 02:30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산업계와 정부의 노력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명박정부가 추진했던 녹색성장은 박근혜정부 들어서 상당 부분 제동이 걸렸다. 박 대통령은 17일 바이오산업과 기후변화 대응 분야를 꼭 짚어서 “기술의 가치를 인정해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 시점에서 신성장동력 발굴에 마중물 노릇을 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열린 바이오·기후변화 신기술·신산업 창출전략 보고회에서 “(이들 분야에) 민간 차원의 신기술 금융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하고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선순환의 투자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에서 민간기업을 참여시킨 ‘태양광 렌털’이라는 비즈니스모델을 도입해 보급을 확대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 렌털은 태양광 설비를 빌려줘 가정의 전기료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임대료 등을 받는 것을 말한다. 박 대통령은 민간의 창의와 혁신을 거듭 언급하고, 이를 가로막는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정부의 배출권거래제 시행 방침에 반발하고 있는 산업계에 쓴소리를 한 것도 민간의 적극적 대응과 창의적 기술 개발을 주문한 것으로 읽힌다. 박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도전 앞에서 어떤 태도를 가졌느냐에 따라 개인 운명도 180도 바뀌고 나라 운명도 180도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도전에 찡그리고 산업계가 이 부담을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하면 극복도 힘들고 창조적 방법도 나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산업계가 경청해야 할 말이라고 본다.

박 대통령은 “이제는 정부 주도의 기초 기술 개발과 보조금에 의존하는 보급단계를 뛰어넘어 민간 주도의 본격적 산업화와 시장형성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요컨대 정부가 마중물을 붓고, 걸림돌은 제거할 것이지만, 창의적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기업과 민간 부문의 몫이라는 생각이다. 전적으로 옳은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