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다음 날인 17일 경기도 성남의 인력시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민생행보를 시작했다. 임시·일용직을 포함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최 부총리는 이날 새벽 4시50분쯤 성남시 태평동 건설 일용근로자 쉼터를 찾아 노동자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방명록에는 ‘일자리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노동자들은 불법 외국인 노동자와의 일자리 경쟁으로 고용이 불안정하다고 토로했다. 외국인 노동자 중 대다수는 불법체류자이기 때문에 고용주가 4대 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고 임금도 싸다. 이들이 건설 인력 시장을 장악하다 보니 내국인 노동자들의 임금도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 건설 노동자는 “어느 순간 외국인 노동자들이 건설현장에 물밀 듯 밀려왔다. 위례신도시 건설 현장의 경우 90% 이상을 외국인이 차지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임차진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경기도 건설지부장은 “건설 현장에 내국인 노동자를 60% 이상 고용해야 한다는 법을 만들어서라도 고용을 보장해 달라”고 했다. 최 부총리는 여러 근로자들이 토로하는 건설 현장 문제점을 수첩에 꼼꼼히 기록했다.
임금 체납 문제에 대한 하소연도 이어졌다. 체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복잡한 신고 절차를 문제 삼는 노동자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임시·일용직을 포함한 비정규직에 대해 관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특히 임시·일용직 비중이 높은 건설근로자들을 위해 임금 체납 근절 방안을 마련하고 건설 기능 향상 훈련을 확대하는 등 고용안정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근처에 있는 두리 인력소개사무소로 이동해 구직 근로자 및 구인기업 대표자 등과 함께 조찬을 겸한 간담회를 열고 현장 애로사항을 경청했다. 최 부총리는 오는 20일에도 인천 남동공단을 찾아 중소제조업체들과 대화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 부총리가 취임 초기부터 민생현장 방문에 나서는 것은 현장 중심의 정책을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거두겠다는 의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 부총리는 이날 현장에서 경기 활성화 방안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 “추경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 규모의 재정 보강을 통해 하반기 경기에 대응하겠다”며 과감한 경기부양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지난해 추경 규모(17조3000억원)와 비교했을 때 올 재정투입 규모는 2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남=이용상 기자
崔부총리 첫 행보는 새벽 인력시장서
입력 2014-07-18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