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바둑 애호가로 알려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선물한 나전칠기 바둑통은 누가 만든 것일까.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천연규석으로 만든 바둑알이 담긴 바둑통을 선물했다. 바둑알은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천연규석으로 만들어 졌고, 나전칠기 바둑통은 문양이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워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바로 이 바둑통을 제작한 주인공은 강원도무형문화재 제13호(나전칠기장)이자 원주옻문화센터장을 맡고 있는 박귀래(66) 장인이다.
박 장인은 “평평한 표면에 작업하는 나전칠기법과는 달리 바둑통은 표면이 둥글기 때문에 작업이 굉장히 힘들고 어렵다”면서 “야광패(조개껍데기)를 아주 작게 하나하나 쪼개고, 조심스럽게 찢어 붙여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정성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시진핑 주석에게 선물할 것이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나중에서야 내가 만든 작품이 시 주석에게 선물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이 바둑통은 발톱이 5개인 ‘오조룡’과 장수를 상징하는 ‘학’, 왕을 상징하는 ‘봉황’, 화목을 상징하는 ‘원앙’ 등 4개 문양이 살아 숨쉬는 듯 담겨져 있다. 깊은 빛깔을 자랑하는 이 바둑통은 세계적인 품질을 자랑하는 원주옻칠에 나전칠기법이 더해졌다. 옻진액을 나무에 완전히 배어들게 하는 작업과 수차례의 정제칠 작업, 야광패를 일일이 붙이는 등 6개월간 혼신의 작업을 거쳐 완벽한 예술작품으로 탄생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전통문화가 부흥하기를 희망하는 박 장인은 “우리 전통문화를 주업으로 삼고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우리 문화를 이어가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전통문화를 이어간다는 게 참 힘든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도록 일이 잘 풀렸으면 좋겠다”면서 “나전칠기를 비롯해 우리의 전통문화가 대중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원주=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시 주석에 선물 처음엔 전혀 몰라 전통문화 대중화 계기됐으면…”
입력 2014-07-18 0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