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한국 프로야구에선 유례없던 ‘쩐의 전쟁’이 벌어졌다. 구단들은 자유계약선수(FA) 15명과 계약하기 위해 총 523억5000만원을 투입했다. 이전까지 최고액이었던 2011년 261억5000만원의 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전반기가 끝난 현재 구단들의 손익계산서는 어떻게 될까?
FA 영입으로 가장 낭패를 본 구단은 롯데 자이언츠다. 롯데는 강민호를 잡기 위해 75억원(4년)을 투자했다. 그러나 강민호는 데뷔 이후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수비에선 포수로서 제 몫을 했지만 타격에선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는 타고투저 속에서도 타율 0.220, 10홈런, 51안타, 26타점에 그쳐 ‘최악의 먹튀’라는 오명을 썼다. 특히 타율은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가운데 최하위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강민호의 부진에 대해 “훈련 때 타격을 보면 스윙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단지 대형 FA선수로서 뭔가를 보여 줘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 듯하다”고 진단했다.
LG 트윈스도 FA 영입으로 큰 재미를 못 보고 있다. LG는 이병규(9번)를 3년간 25억5000만원에 잔류시켰다. 하지만 LG의 간판타자인 이병규는 전반기 35경기에 나서 타율 0.250, 31안타, 2홈런, 18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종아리 부상 때문에 현재 2군에 내려가 있다.
FA 영입으로 가장 재미를 본 구단은 NC 다이노스다. FA 영입 시 보상선수가 필요 없었던 NC는 두산 베어스로부터 이종욱과 손시헌을 4년 계약에 각각 50억원과 30억원을 주고 동시에 영입했다. 이종욱은 시즌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 타율 0.280, 49타점, 46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손시헌도 타율 0.303, 33타점, 32득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다. 지난 시즌 7위에 그친 NC는 수비에서도 맹활약한 두 선수 덕분에 이번 시즌 전반기 46승32패로 3위에 올랐다.
삼성 라이온즈는 4년간 60억원의 계약을 체결한 장원삼의 활약에 만족하고 있다. 모범 FA로 통하는 장원삼은 전반기 9승(3패)을 거둬 다승 부문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3.89. 특히 그는 개인 통산 97승을 기록, 3승만 더 보태면 100승 투수가 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전반기 종료 구단들 FA 손익계산서… NC·삼성 ‘짭짤’-롯데·LG ‘씁쓸’
입력 2014-07-18 0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