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입원 중인 서청원 최고위원을 병문안한 사실이 16일 뒤늦게 알려졌다. 성대결절 진단을 받은 서 최고위원은 “공기 좋은 곳에 가야 한다”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이날 병원에서 퇴원해 지방으로 치료차 떠났다.
김 대표는 지난 15일 밤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치료 중인 서 최고위원을 찾았다. 지도부 분열을 막기 위한 ‘서청원 끌어안기’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7·14전당대회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은 화합과 협력을 다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최고위원 측은 “김 대표가 ‘찾아가도 되겠느냐’고 물어와 오시라고 했다”면서 “밤늦은 시간에 만났고 회동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서 최고위원의 몸 상태를 각별히 챙기며 “선배님으로 깍듯이 모시겠다”고 자세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서 최고위원은 “몸 상태가 좋아지면 당무에 복귀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김 대표에게 모든 것을 맡기겠고, 김 대표가 하는 일에 나도 협조하겠다”며 강조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정면충돌했던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새 지도부가 출범하자마자 갈등을 빚는 것처럼 비치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로선 당을 화합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서 최고위원도 전당대회에서 패배한 뒤 ‘몽니’를 부리며 새 지도부를 흔드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게 득될 것이 없다.
전당대회에서 친박(친박근혜) 주류의 지원을 받은 서 최고위원이 당권 도전에 실패한 뒤 청와대 오찬 등 새 지도부의 첫 공식 일정에 불참하자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서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말을 가급적 하지 말고 공기 좋은 곳으로 가라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서 최고위원이 병원에서 퇴원해 지방으로 치료차 떠났다”면서 “목의 염증이 가라앉아야 하기 때문에 7·30재보선 지원 유세에 나설지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김무성 대표, 서청원 병문안… 金 “선배님으로 깍듯이 모시겠다” 徐 “모든 것 맡기고 협조하겠다”
입력 2014-07-17 0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