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朴 대통령이 변하고 있다… 黨과 소통하면 다 잘될 것”

입력 2014-07-17 03:59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7·30재보선 전략과 당 운영 방안, 당청 관계 등에 대해 소신을 밝히고 있다. 김태형 선임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도 만나고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를 만나는 등 변화하고 있다"면서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당내 '친박'(친박근혜) '비박' 논란에 대해 답할 때는 탁자를 손바닥으로 치는 등 격정적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지난 14일 새누리당 대표로 선출된 그는 "공식 일정과 언론 인터뷰 등에 쫓겨 야당 대표들과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아직 정식으로 인사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했는데.

"본인이 결정한 문제라 내가 언급할 부분이 아니다."

-새누리당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

"7·30 재·보궐선거 승리다. 박 대통령의 임기가 3년7개월이나 남아 있는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선 과반 의석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호소할 계획이다. 다른 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다."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오랜만에 박 대통령을 만났는데 소회는.

"내가 최초로 박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대통령 선거 출마를 준비합시다'라고 제안했던 사람이다. 당시 박 대표는 '그런 말씀 하지 마십시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내가 당 대표에 선출돼 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도록 잘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은 상황에서 청와대에서 만나니까 남다른 감회가 있었다."

-박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 정례 회동 얘기를 나눴나.

"그건 너무 당연한 거다. 정례화 얘기도 나왔다."

-청와대 인사 시스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었다. 당 대표가 된 이후 입장에 변화가 있나.

"인사 문제는 청와대가 그동안 잘못한 걸 인정했기 때문에 인사수석실을 만든 거다. 김 실장도 말 못할 사정이 있지 않았겠나. 박 대통령이 '김 실장이 필요하다'고 결정한 이상 수용하는 게 도리다."

-'친박' '비박'이라는 구분을 없애겠다고 했는데, 복안은.

"소외된 사람들을 중용하는 인사 탕평으로 계파 문제를 해결하겠다. 나는 국회의원이 100명 넘게 참여한 역사교실, 통일경제교실을 이끌면서 계보화하지 않았다. 그 의원들하고 식사 한끼 한 적 없다. 계보로 관리할 수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계보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다."

-신임 지도부에 대해 언론이 '비박' '비주류' 지도부로 평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친박' '비박' 모두 언론이 만들어낸 용어다. 언론이 지금 갈등 조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자극적인 보도는 삼가주길 바란다."

-일각에선 당청 갈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청와대가 민심과 달리 간다고 판단할 때 어떻게 직언할 생각인가.

"당과 청와대가 다 잘되자고 하는 일인데 그걸 갈등으로 보는 게 잘못된 것이다. '민심이 이렇게 간다'고 전하는 걸 왜 갈등으로 보는지 이해가 안 된다. 당청이 소통하면 이런 우려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전당대회 경선 기간 서청원 최고위원은 '대선 불출마 선언'을 요구했는데, 대권 도전에 대한 입장은.

"대권에 대해 생각이 없는 사람보고 불출마 선언하라고 하면 말이 되나. (미간을 찌푸리면서) 박 대통령 임기가 1년4개월밖에 안 지났는데 대권 얘기를 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나."

-당 대표 선출이 정치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나.

"나는 정치인생에서 두 번의 희열을 느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바로 그것이었다. 내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기뻤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것은 내가 정당생활 시작한 지 27년 만에 큰 기쁨이고 감동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기뻐할 틈도 없고 웃음이 잘 안 나온다."

-두 번의 공천 탈락과 비박 프레임 등 정치적 어려움을 겪었다. 어려움을 극복한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처음 공천을 못 받았을 땐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때는 불의에 당했기 때문에 정의롭게 싸워야겠다는 불타는 투지가 생겼다. 나는 하늘이 무너져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사람에게서 배신당했을 때가 가장 괴로웠다. 불의에 꺾일 수 없다는 생각에 버텼다."

하윤해 권지혜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