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최근 묻지마식 버스 방화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15일 오후 7시46분(현지시간)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시내버스 폭발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32명이 부상당했다. 공안 당국은 어우모(25)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어우씨는 도박으로 돈을 잃고 홧김에 버스에 불을 질렀다고 자백했다고 16일 신경보는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버스 뒷문 쪽에 종이로 조잡하게 포장된 물체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한 뒤 폭발했다고 전했다. 목격자는 "누군가 '폭발한다' '내려'라고 소리쳤다"며 "3∼4명은 몸에 불이 붙은 채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저장성 항저우시 시내버스에서 34세 남성이 바닥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질러 승객 32명이 다쳤다. 5월에는 쓰촨성 이빈시에서 시내버스가 폭발해 1명이 숨졌고 2월에는 구이저우성 구이양시에서도 버스 방화사건이 발생해 6명이 죽고 35명이 부상당했다. 사망자 중에는 4세 남자 아이도 있었다. 아내가 불륜을 저질렀다고 의심한 남성의 소행이었다. 3월에는 지린성 지린시에서 같은 사건이 발생해 10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지난해 푸젠성 샤먼시(46명 사망)와 2009년 쓰촨성 청두시(27명 사망) 등에서도 버스 방화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10년 동안 버스 방화로 숨진 사람은 100여명, 부상자는 3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한 네티즌은 "(내가 사는) 우한에도 버스 폭발 사고가 날 것 같아 무섭다"고 썼고, 다른 네티즌은 "앞으로 무서워서 어떻게 버스를 타고 출근하느냐. 버스 타서는 휴대전화 보고 있지 말고 항상 경계해서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고 충고했다. 모방 범죄 확산을 우려하는 이들도 많다.
잇따른 방화사건의 이면에는 중국의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급속한 도시화로 14억 인구 중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다. 고향을 떠나 도시로 온 사람들은 가족과 떨어져 일자리를 찾아 헤맨다. 빈부 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간쑤성이 고향인 항저우시 버스 방화범도 일자리를 찾아 광둥으로 이주했지만 실직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사회 동요를 우려해 쉬쉬하며 '테러 가능성'에만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테러전문가 리웨이는 "방화범들은 대개 정부에 불만을 갖고 있다"면서 "어떤 단체에 소속돼 있거나 테러 의도가 없다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잇단 ‘묻지마 버스 방화’… 불안한 중국
입력 2014-07-17 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