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팀 출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탈출’ 반면교사로… 崔노믹스, 아베노믹스와 닮은꼴

입력 2014-07-17 02:58

일본은 1991년 이후 20년 동안 길고도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취임 후 통화·재정·산업 정책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이른바 아베노믹스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취임식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우리 경제 사정에 대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당시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최경환호의 정책 방향은 아베노믹스와 유사한 부분이 많다. 최 부총리는 내정된 직후부터 부동산 규제 완화, 환율·금리에 대한 적극적 개입 등 한국판 아베노믹스 추진을 예고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경제 사정에 대한 인식과 선이 굵은 정책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아베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최 부총리가 취임사에서 첫 번째로 언급한 경제정책 방향은 경제심리 살리기다. 경제 주체들의 무기력을 걷어치워야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가 일관된 성장지향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경제 회생의 기대감을 심어주었다는 점과 닮았다.

기업이 벌어들인 돈이 가계로 흘러들어가야 한다는 인식도 같다. 최경환호는 가계 가처분소득을 늘려 내수를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이 창출한 이익이 가계소득으로 이어져 소비를 살리고 다시 기업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 역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가계소득이 증가해야 한다고 봤다. 기업들의 임금 인상을 위해 재계를 직접 찾아다니기도 했다.

일본은 지난달 새로운 경제 성장 방안을 담은 일본재흥전략을 내놨다. 일본 경제의 구조 개혁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 부총리 역시 창조경제, 서비스산업 육성 등의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경환호는 출범부터 튀어나온 고용 둔화라는 암초를 어찌 헤쳐나갈지도 숙제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258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9만8000명 늘었다. 2월 이후 신규 취업자 수 증가폭이 4개월째 줄고 있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초의 고용 호조세가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