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트위터에 오른 한 장의 사진이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충격과 분노를 안기고 있습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악마를 보았다’며 아우성입니다.
문제의 사진에는 총이나 칼 같은 무기는커녕 피 한 방울조차 비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반응이 나오고 있을까요? 대체 어떤 사진이기에 전 지구인이 이토록 치를 떠는 걸까요?
사진은 지난 10일 중동 지역에서 활약 중인 덴마크 언론인 ‘알란 쇠렌슨(Allan Sørensen)’이라는 사람이 찍어 트위터에 올린 겁니다.
우선 그가 사진과 함께 올린 설명을 보시죠.
“스데롯 극장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의자를 산 위로 가져왔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기 위해서죠. 폭음이 들리면 이 사람들은 박수를 칩니다.”
그렇습니다. 이 사진은 가자 지구의 폭격을 ‘구경’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찍은 것입니다. 그냥 지켜보기만 하는 게 아닙니다. 마치 스포츠 경기나 액션 영화를 관람하듯 편안한 의자에 앉아 폭음이 들리거나 불꽃이 튀면 환호성을 치기도 한다는 군요. 사진을 보면 여기저기 음료수 병이 널브러져 있고요. 한 여성은 카메라를 향해 익살맞은 표정과 함께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습니다. 쇠렌슨은 이 때문에 이 곳을 ‘극장’이라고 표현했겠죠.
아시다시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교전 중입니다. 지난달 말 이스라엘의 10대 청소년 3명이 20여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되고 팔레스타인 10대 소년이 보복 살해되면서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증오로 변했습니다.
이스라엘은 8일간이나 가자 지구에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16일 현재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섰고 다친 사람은 1400명이나 됩니다. 유엔에 따르면 사망자 중 4분의 1이 어린이이고 4분의 3분은 민간인이라고 하네요.
전 세계 네티즌들은 사진에 포착된 적나라한 인간의 본성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사진이 트위터에 오른 지 6일 만에 무려 1만1000회 이상 리트윗됐습니다. 네티즌들은 “나는 악마를 보았다”거나 “더 이상 이런 지구에 살고 싶지 않다” “진짜 인간의 모습이 이럴까. 끔찍하다”는 의견을 달아 사진을 인터넷 곳곳으로 퍼 나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누가 옳고 그른지 우리는 섣불리 논할 수 없습니다. 다만 평범한 사람들을 적의 고통을 환호하며 즐기는 ‘악마’로 만든 전쟁의 참혹함에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온 누리에 평화가 깃들기를. Peace!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친절한 쿡기자] 트위터에 오른 한 장의 사진 “나는 악마를 보았다”
입력 2014-07-17 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