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원리가 하나님 말씀과 흡사”… 수업하며 복음 전달

입력 2014-07-17 03:55
경기도 의왕시 고산로 서울소년원 내 고봉중·고교에서 검정고시 준비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이동하 집사. 의왕=허란 인턴기자

수학 과외로 재능기부를 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크리스천이 있다. 이동하수학연구소 대표 이동하(52·안산제자교회 집사)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해 5월부터 청소년수련관이나 지역교회에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무료로 수학을 가르치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수학은 어려운 과목이 아닙니다. 암기과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렵게 느끼는 것입니다. 수학은 약속된 언어일 뿐입니다. 하나님 말씀도 약속의 연속입니다. 수학이란 도구로 어려운 청소년들의 영혼을 인도하는 이 사역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에서 잘나가던 수학 강사였다. 모태신앙이지만 필요할 때만 교회에 다니곤 했던 그는 고액 과외로 많은 돈을 벌면서 하나님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주일성수보다 일이 먼저였다. 세상적인 쾌락이 더 즐거웠다. 어둠의 자식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를 버리지 않으셨다. 채찍을 드신 것이다. 산악자전거를 타고 산에 오르다 비탈길로 떨어졌다. 등산을 하다 미끄러져 바위에 부딪쳤다. 아무 이유 없이 커피를 쏟았다. 잇따른 사고들이 하나님의 경고임을 깨달은 그는 2007년 결국 형수의 권유로 교회에 다시 다니게 됐다.

“당시 교회에서 가슴을 파고드는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성령을 받았습니다. 십자가에 매달려 나 대신 돌아가신 예수님을 알게 됐고 교만하게 살아온 삶을 통회자복하는 기도를 드렸지요.”

이후 그는 수학보다 하나님 말씀을 더 사랑하게 됐다. 하루 5시간 이상 성경을 읽고 또 읽었다. 말씀대로 살길 기도했다. 그러길 5년여,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동안 자신이 연구했던 수학원리가 하나님의 말씀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성경 말씀을 읽는데 갑자기 십자가가 X와 Y 좌표로 보이더군요. 하나님의 역사가 점과 선으로 연결된 수학원리라는 것을 깨닫게 됐고요. 그동안 풀지 못했던 숙제를 푼 기분이었습니다.”

그가 발간한 책 ‘수학과 C-story’는 복음을 전하는 수학 이야기로 가득하다. 책에는 함수의 연속성과 성육신, 허수와 구원, 무한급수와 영원함, 반비례곡선과 친구, 함수와 두 주인, 2차 방정식의 판별식과 은밀한 발걸음, 믿음의 사칙연산 등이 담겨 있다.

그는 수학을 나눔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10여개 지역교회 등에서 무료로 수학을 가르치며 말씀을 인도한다. 그의 쉽고 체계적인 강의를 들은 학생들의 명문대 진학이 줄을 이었다. 소년원에 있는 검정고시 준비생 70여명 대부분이 그의 지도로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물론 고액 수입을 포기하면서 갈등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을 택했다. 믿는 사람으로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고린도후서 5장 14절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하시는도다”라는 말씀이 그를 이끌었다. 그는 “앞으로도 어려운 청소년들을 위해 무료 수학강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동국대 수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국 대학부 수학경시대회 입상, 동국대 수학경시대회 입상 등 여러 차례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서울·경기지역 수학전문 학원 및 과외 강사로 28년 동안 일했다. 2012년 ‘창조문학’ 신춘문예에 당선돼 시인으로도 등단했다.

의왕=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