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여당이 靑 비판하면 일할 힘 잃어”

입력 2014-07-16 03:24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 초청 오찬 간담회에 앞서 김무성 대표의 인사를 받은 뒤 행사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원조 친박에서 비박으로, 때로 공존과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박 대통령과 ‘운명’적 만남을 이어왔다. 임기 2년차 ‘마이 웨이’를 고수하는 박 대통령과 ‘할 말은 하겠다’는 김 대표가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김무성 대표 등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에게 "야당이 정부와 청와대를 공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여당이 비판하면 정부는 일을 하는 데 있어 힘을 잃게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경제 살리기, 비정상의 정상화, 국가 적폐 해소를 위해 무엇보다 여당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당부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가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경제 살리기와 국가 혁신 등에 새누리당이 적극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김 신임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중 "여론을 박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고, 할 말은 하는 당청 관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것과는 상당히 다른 뉘앙스를 띠고 있어 미묘한 파장이 예상된다. 집권여당이 청와대에 민심을 전달하는 것은 좋지만 불필요한 비판은 자제해 달라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새로운 당청 관계 정립을 놓고 박 대통령과 김 대표 사이에 시각차가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 대통령은 또 "언론에서 새누리당에 '비박' '비주류' 지도부가 선출됐다고 보도한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더 이상 '친박' '비박' 구분 없이 새누리당이 하나로 단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국가 혁신 등을 강조하며 "내 개인적 명예를 위해 하는 게 아니라 역사를 위해 이런 일을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당과 청와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당청이 정기적으로 만나 의견을 교환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또 "우리 모두는 '풍우동주(風雨同舟)'"라며 "어떤 비바람 속에서도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라고 표현했다.

김 대표는 오찬이 끝난 뒤 박 대통령과 잠시 독대해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오찬에는 새누리당에서 김 대표, 김태호 이인제 김을동 신임 최고위원과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 윤상현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김 대표는 MBC라디오에 출연해 "모두 박 대통령 당선을 위해 헌신적으로 했음에도 권력을 잡고 난 뒤 소수 중간 권력자들이 굳이 비박으로 분류해 자기들끼리 권력을 독점하겠다는 현상에 비분강개하는 마음이 생겼다"면서 "이제는 친박, 비박 다 없어진다"고 말했다.

하윤해 김경택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