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410만명 7월 25일 첫 지급… 378만명 20만원 전액 받아

입력 2014-07-16 02:10

자격 요건을 통과한 65세 이상 노인에게 25일 처음 기초연금이 지급된다. 정부는 20만원(부부 수령자는 합계 32만원)을 전액 받는 노인이 378만명일 것으로 추산했다. 65세 이상 전체 노인(639만명)의 59.2%다. 이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인 38만명은 기초연금 20만원을 받는 대신 생계비 지원이 그만큼 깎인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기초연금제 도입으로 소득이 실제 증가하는 노인은 53.2%에 그친다.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을 지급하겠다던 당초 약속은 절반 정도밖에 지켜지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15일 기존의 기초노령연금 수급자 413만명 가운데 약 410만명이 7월부터 기초연금을 받게 되며 그중 20만원 전액 수령자는 378만명이라고 밝혔다. 기초노령연금 수급자 가운데 11만명은 국민연금 수급액이 30만원 이상이고 가입 기간이 12년 이상이어서 기초연금 전액을 받지 못한다. 복잡한 계산식에 따라 기초연금액이 깎였다.

경기도 파주에 사는 조모(72)씨는 매달 국민연금을 49만원씩 받고 있다. 소득은 이것뿐인데 기초연금을 20만원 전액 받지 못한다. 국민연금 수급액이 30만원 이상이고 가입 기간이 12년을 넘긴 터라 기초연금에서 5만원이 깎였다. 실제 받게 되는 기초연금은 15만원에 불과하다.

기존의 기초노령연금 수급자 중 3만명은 재산 기준에 걸려 기초연금을 못 받게 됐다. 고가의 자녀 집에 살거나 골프회원권 등을 소유한 노인, 배기량 3000㏄·실거래가 4000만원 이상인 차량을 갖고 있는 경우 등이다. 복지부는 아직 계좌가 등록되지 않았거나 사망확인 등이 안 된 1만명에 대해 이번 주 안에 확인을 거쳐 대상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추가 신청자는 폭증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2주간 새로 기초연금을 신청한 노인은 23만명 정도다. 심사에 한 달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지급 대상으로 선정될 경우 다음달 25일 7월분과 8월분 기초연금을 함께 받는다. 7월 기초연금 지급에는 7300억∼74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지난달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한 기초노령연금 액수인 3500억원의 배다. 복지부는 기초연금으로 올해 7조원(기초노령연금 포함) 정도의 예산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초연금이 빈곤에 빠진 노인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빈곤노인기초연금보장연대는 15일 보건복지부에 기초생활수급자의 기초연금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하며 토론회를 갖자고 요청했다. 20만원의 기초연금은 소득으로 인정돼 기존 기초생활수급액에서 그만큼의 액수가 삭감되기 때문이다. 기초생활수급자 중 일부는 기초연금을 신청하면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를 넘어 기초생활수급 자격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복지부 기초연금사업단과 기초생활보장과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차상위계층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