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신임 대표는 공식 업무를 시작한 15일 바로 7·30 재·보궐 선거 현장으로 달려갔다. 당내 비주류가 주축이 된 새 지도부는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한목소리로 강조하면서 재보선 필승을 결의했다. 한편으론 친박(친박근혜)계를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박근혜정부 성공을 위해”=김 대표는 경기도 수원시 새누리당 경기도당사에서 ‘김무성 대표 체제’의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박근혜정부의 안정적 국정 운영이 제일 중요하다”며 “새 지도부에 맡겨진 역사적 사명이자 국민적 명령은 박근혜정부를 반드시 성공시키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 지도부의 첫 최고위원회의를 수원 현장에서 열게 된 것은 재보선에 임하는 새누리당의 비장한 각오를 나타낸다”며 “수원에서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한 물꼬를 터서 보수 혁신의 원천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재보선이 열리는 15개 선거구 중에서 5곳이 경기도에 몰려 있다. 원내 과반 의석 확보가 취임 이후 첫 지상과제나 다름없는 김 대표 입장에서는 특히 이 지역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 절실하다. 이날 회의에는 경기 지역에 출마한 후보 5명도 참석해 저마다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각 후보들의 면면과 슬로건을 직접 소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김 대표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당 대표로서 첫발을 뗐다. 서청원 최고위원을 제외한 최고위원 전원, 이완구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자와 함께 헌화하고 묵념한 김 대표는 방명록에 “새누리당이 보수대혁신의 아이콘이 돼 우파 정권 재창출의 기초를 구축하겠다”고 적었다.
◇비주류 지도부, 시작부터 주류에 쓴소리=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 직후 열린 국회 의원총회에서 “오늘부터 친박·비박(비박근혜)은 이제 없다”고 선언했다. 이어 “우리 모두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통해서 우파 정권 재창출에 앞장서야 될 동지들만 있을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발언은 형식상으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격화됐던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하자는 취지로 보인다. 하지만 친박 주류를 향해 더 이상 계파정치를 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아 우회적으로 경고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대표는 직접적인 비판은 자제했지만 다른 최고위원들은 노골적으로 쓴소리를 뱉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이 그동안 존재감이 없지 않았느냐. 청와대 눈치 보는 모습으로, 권력에 눈치 보는 모습으로, 대통령 이름 팔아 마치 덕을 보려는 모습으로 국민 눈에 비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출장소가 새누리당이라는 표현도 있지 않은가”라며 “계파나 파벌 뒤에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그런 모습으로 비쳤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 반성의 ‘키 포인트’”라고 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박·비박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친박을 주장하시는 분들 의식에 좀 문제가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과 자기가 더 가깝다’ ‘자기만이 박 대통령을 지킬 수 있다’는 것보다 더 황당한 생각이 어디 있느냐”며 “대통령 만들려고 누구나 다 땀 흘리고 노력했는데 자기가 대통령과 더 가깝다고 독점하려는 생각은 아주 전근대적인 생각”이라고 원색적으로 질타했다.
수원=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새누리 새 지도부 첫날 행보 따라가보니… 격전지 수원서 첫 회의
입력 2014-07-16 0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