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경영전문대학원(MBA)들이 입학 요건을 완화하고 해외 학생 모집에 열을 올려 지원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올 가을학기 입학 지원자 수가 사상 최다인 9543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4% 늘어난 수준이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와 조지타운대, 노스캐롤라이나대(UNC), 메릴랜드대 등의 MBA 지원자 수는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애리조나주립대 케리경영대학원은 44%, 워싱턴대 포스터경영대학원은 74%나 늘었다.
MBA 입학 담당자들은 지원자 증가 이유로 최근 미국경제의 회복세를 꼽는다. 2년의 교육 과정을 마친 뒤 다른 직장을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겨 많은 이들이 지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경기 상황보다는 학교들이 입학 절차를 덜 까다롭게 하고 해외 학생 모집을 강화한 것이 더 큰 이유라고 WSJ는 분석했다.
주요 MBA들은 지원자가 제출해야 하는 에세이나 추천서 수를 줄이고 있다. 2004년까지 6건의 에세이를 요구했던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은 지난해 1건으로 줄였고 그마저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했다. 뱁슨칼리지와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은 올해부터 에세이 수를 하나 줄였다. UCLA 앤더슨경영대학원과 버지니아대 다든경영대학원,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도 최근 몇 년 사이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학교들은 서면 평가인 에세이와 추천서를 줄이는 대신 대면 인터뷰와 동영상 답변 등 직접적인 소통을 통한 평가를 강화하는 추세다. 로스경영대학원의 권수진 입학처장은 “(에세이만 보면) 지원자들이 입학 담당자의 구미에 맞는 말만 써서 다들 판에 박은 듯한 모습”이라며 “대면 인터뷰와 팀 과제를 중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학들은 외국 학생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유학생 취업률이 높다는 사실을 열심히 홍보한 UNC 캐넌플래글러경영대학원은 전체 지원자의 44%이던 외국인이 올해 절반 이상으로 늘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문턱낮춘 美 MBA… 문전성시
입력 2014-07-16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