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서 잘 먹히는 뉴스를 생산하는 게 종이신문의 1면 톱을 쓰는 것보다 중요하다.”
미국에서 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전국지 USA투데이의 래리 크레머(64) 발행인이 지난해부터 야심 차게 부르짖고 있는 말이다. 그는 ‘뉴스룸의 디지털화’를 독려해 USA투데이의 월평균 모바일 독자 수를 지난해 1730만명에서 올해 2550만명으로 늘렸다. 1년 만에 48%나 급증한 것이다. 워낙 경이적인 증가세여서 경쟁 매체라 할 수 있는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이를 소개하는 기사를 보도했을 정도다.
구체적으로 크레머는 430명의 기자들을 상대로 ‘화요일은 소셜 미디어로만(Social Media Tuesdays)’이라는 이벤트를 펼쳐왔다. 기자들이 매주 화요일은 종이신문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고, 오로지 페이스북이나 뉴스 공유 사이트인 레딧(Reddit) 등을 통해서만 기사를 올리게 하는 것이다. 크레머는 “독자들이 모바일로 기사를 읽는 시대인 만큼 기자들도 독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게 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USA투데이는 아울러 ‘모바일 기사소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노력도 기울였다. 기자들에게 자신이 쓴 기사가 온라인에서 얼마나 읽히는지 반응을 추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했고, 편집국 한가운데에 전광판을 설치해 상위에 랭크된 기사들이 실시간으로 보이게끔 했다. 또 수시로 ‘정해진 시간 안에 새 트위터 팔로어 늘리기’ 등의 게임도 진행했다.
이 신문 워싱턴DC 지국장인 수전 페이지는 “요즘에는 더 많이, 더 빨리 기사를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며 “지면에 나올지 안 나올지 생각하지 않고 올린다”고 말했다. 실제 온라인 기사 중 지면에 반영되는 비율은 15%에 불과하다. 크레머는 “디지털 시대 기자들은 30분 이상 걸리는 기사 못지않게 몇 분 만에 뚝딱 만들어내는 기사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예전에는 USA투데이의 인터넷 뉴스는 대부분 외부 통신사 뉴스였지만, 지금은 95%가 자체 생산 뉴스로 채워지고 있다.
USA투데이가 뉴스룸의 디지털화에 목을 매는 까닭은 종이신문의 쇠락 때문이다. 이 신문의 모회사인 가넷컴퍼니는 100개 이상의 신문을 발행하고 있는데, 지난해 대비 올해는 신문에서 나오는 수입이 3.3% 감소했으며 이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NYT는 그러나 USA투데이를 비롯한 여러 신문사들이 다들 디지털 혁신을 꾀하고 있지만 아직 온라인 독자 수나 광고수입의 증가가 신문사업에서의 수입 감소를 메울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월드 화제] 종이신문 USA투데이 ‘모바일 독자 공략’ 승부
입력 2014-07-16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