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그동안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과 경쟁했고 저가 시장을 노린 중국업체들과도 싸웠다.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시장에서 요구하는 품질과 가격을 맞추며 프리미엄 시장과 저가 시장 양쪽에서 모두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후발주자들이 자기 자리를 찾아가면서 삼성전자는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부진 이유로 중국 시장에서의 어려움을 꼽았다. 샤오미의 약진이 대표적인 위협이다. 샤오미는 올해 상반기 2611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지난해 상반기(700만대)보다 4배나 증가했고, 지난해 연간 전체 판매량(1870만대)을 이미 넘어섰다. 올해 말까지 6000만대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샤오미는 제품은 대부분 중국에서 판매됐다. 주력제품 가격은 10만∼30만원 수준이지만 사양은 보급형 이상이다. 샤오미는 중국 시장 성공을 발판으로 인도 등 신흥 시장에 진출한다. 내년에는 전 세계 판매량 1억5000만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시장에서 샤오미의 강력한 도전에 흔들리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세계 35개국의 지난 5월 스마트폰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애플 아이폰5s가 1위를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갤럭시S5는 2위였다. 다른 시장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의 조사에서는 유럽에서 갤럭시S5는 3위, 미국에서는 2위였다. 1위는 아이폰5s였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수성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하반기 ‘노터블’(갤럭시노트+태블릿+웨어러블의 합성어·NOTABLE)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이패드 대항마를 자처한 갤럭시탭S가 시장에 나왔고, ‘패블릿’ 선두주자인 갤럭시노트4도 9월 출시될 예정이다. 웨어러블 시장에서는 기어2, 기어 라이브 등 시리즈를 앞세워 시장 1위를 지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8월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 알파’(가칭)는 향후 삼성전자 모바일 전략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갤럭시 알파는 사양은 갤럭시S5보다 다소 뒤지지만 두께를 1㎜가량 줄이고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는 데 방점을 둔 제품으로 알려졌다. 아이폰6 출시를 앞두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양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고사양보다는 디자인이 소비자에게 더 어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기획] 삼성전자, 애플·샤오미 도전 ‘노터블’로 뚫는다
입력 2014-07-16 02:16